대권 대신 당권 멸망전...국민의힘, 김문수 규탄 '내부총질(?)'

권영세 “金주장 12일후 단일화는 허구”
지도부 ‘후보 교체’ 가능성 열어둬
권성동 “한덕수보다 지지율 높나” 비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사실상 당의 단일화 로드맵을 거부하자 국민의힘이 김 후보 규탄에 들어갔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단일화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어 “김 후보가 주장하는 12일 이후 단일화는 이루어질 수 없는 허구의 사실이자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도 있는 매우 위험한 길”이라고 했다. 앞서 김 후보는 “일주일간 각 후보는 선거 운동을 하고 다음 주 수요일(14일)에 방송 토론, 목요일과 금요일(15~16일)에 여론조사를 해서 단일화하자”며 당이 제안한 11일 전 단일화를 거부했다.

이러한 주장은 이번 주가 지난 뒤 한 후보 쪽으로 단일화가 되면 ‘기호 2번’을 쓸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권 위원장은 “우리 당은 대통령 후보 없이 선거를 치르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선거 운동 및 비용 문제도 발생한다. 권 위원장은 “후보 등록 이후에는 다른 후보에 대한 선거운동 자체가 금지되거나 상당히 제한된다”며 “만약에 무소속 후보로 단일화되게 될 경우에는 우리가 선거 운동 비용을 쓸 수도 없고, 쓴다고 하더라도 보전받을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일대일 토론과 8~9일 여론조사를 거쳐 대선 후보 등록일인 11일 전 단일화를 강행하는 중이다. 김 후보 측 거절로 이날 예정됐던 일대일 토론은 무산됐지만,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는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만일 김 후보가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전당대회를 통한 ‘후보 교체’ 가능성도 열어뒀다. 권 위원장은 “대선 승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그에 필요하면 결단을 낼 수도 있다”고 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도 “(당헌·당규상 후보 교체는)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며 “국회의원 선거할 때도 당에서 도장을 찍고도 변경한 경우가 많이 있다”고 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한덕수 무소속 대선 후보와 단일화 관련 논의를 위해 들어가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날 당 지도부는 비대위 회의에서 김 후보를 향한 비난을 쏟아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김 후보의 지지율이 한덕수 후보의 지지율보다 압도적으로 높으면 한 후보가 나왔겠나”라고 소리쳤다. 이어 “전당대회 과정에서 김 후보 스스로 한 후보와 전당대회 직후 바로 단일화를 하겠다고 본인 입으로 말하지 않았느냐. 그런데 인제 와서 한 후보를 끌어낸 게 당 지도부 책임이라고 하나”라고 화를 냈다. 권 위원장은 “김 후보가 ‘한덕수 후보를 누가 끌어냈냐’고 했는데 바로 김 후보가 불러냈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 후보의 잘못된 결정이 있을 때 이것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눈앞에 보이는 당권만을 위한 자존심 싸움”이라는 토로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 지역에선 (당원들) 탈당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며 “당이 이렇게 가면 영남권이라도 제대로 찍어주겠나”라고 했다. 어느 쪽으로라도 단일화가 되더라도 각 진영 간 앙금이 남아 대선 지원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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