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이 롯데손해보험의 조기상환 추진과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금융감독원은 8일 이복현 금감원장 주재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롯데손보가 지급여력(K-ICS)비율 저하로 조기상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일방적으로 조기상환을 추진하고 있어, 관련 법규에 따라 필요한 사항을 엄정히 조치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와 함께 막연한 불안심리의 확산에 대비해 금융시장 안정에도 만전을 기할 것을 강조했다.
금감원은 롯데손보가 계약자 보호에 필요한 재무건전성을 갖추고 있는지 면밀히 평가하고,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실시할 방침이다.
이날 오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동결과 관련 이 원장은 "최근 미국 경제가 예상밖의 역성장을 보였음에도 고용지표는 양호한 수준을 보여 금리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통상정책 불확실성과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등 대외 리스크가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3%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4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17만7000명 증가해 양호한 흐름을 유지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과 신뢰 저하 등으로 촉발될 수 있는 글로벌 자금 이동, 달러 약세 등의 금융시장 구조 변화에 철저히 대비할 것"이라며 "시장 내 작은 변화에도 세밀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금융시장은 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 채권시장 유동성이 풍부하고 기업 자금조달도 원활한 상황으로, 국지적 신용 이벤트의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2년 11월 레고랜드 사태와 흥국생명 조기상환 사례 당시와 비교해 현재는 회사채(3년, AA-) 금리가 5.5%에서 2.9% 수준으로 낮아졌고, 채권 거래량은 일평균 19조6000억 원에서 29조9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금년 1~4월 중 채권 만기도래는 전년 동기 대비 20조5000억 원 늘었지만, 연기금·펀드 등의 채권 투자가 62조6000억 원 증가해 자금조달 여건은 양호하다는 평가다.
금감원은 금융권 및 기업들의 자금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일부 취약 중소 금융사의 건전성 문제가 시장 불안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F4 중심의 긴밀한 협조 체계를 통해 필요시 신속한 안정 조치를 검토·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