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0대 이하 생애 첫 집 매수 비중, 19개월 내 최고치…강북ㆍ노원 급증

지난달 서울 내 30대 이하 세대의 생애 첫 집 매수 비중이 2023년 9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전국에서 서울 아파트값만 뚜렷한 오름세를 지속 중이고,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 부담도 지난해보다 줄어 젊은 층이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내 집 마련을 서두르는 것으로 해석된다.

7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통계 분석 결과 4월 서울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기준 생애 첫 매수 사례는 총 3957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수자 가운데 ‘30대 이하’의 매수 건은 2467건으로 조사돼 전체 거래 중 비율은 62.3%로 나타났다.

지난달 서울 30대 이하의 첫 집 매수 비중은 2023년 9월 기록한 63.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1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 비중은 올해 1월 59.4%에서 2월 58.2%로 소폭 하락했다가 3월 60.3%로 상승했다. 매수 건수로만 따지면 지난해 10월 서울 집값 급등기 당시 기록한 3144건 이후 가장 많다.

생애 첫 집 매수 비중이 젊은 층에서 늘어난 것은 그만큼 실수요에 기반을 둔 매수세가 확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30대 이하 세대는 사회 진출이 활발한 시기로 1인 가구 독립이나 결혼, 구직 등의 이유로 내 집 마련 수요가 늘어나는 연령대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가면서 지난해와 비교해 주택담보대출 때 이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도 젊은 층의 주택 매수세 확산에 일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30대 이하 세대의 실수요 증가세는 지난달 서울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으로 분류되는 외곽지역에 몰렸다. 해당 통계 분석 결과 지난달 강남구의 30대 이하 세대의 첫 집 매수 건수는 8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3월 80건 대비 5.0%(4건) 늘어난 수준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강북구는 34건에서 55건으로 61.8%(21건) 급증했고, 노원구는 95건에서 159건으로 67.4%(64건)나 늘었다. 강서구 역시 145건에서 163건으로 12.4%(18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올해 서울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는 점도 30대 이하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 통계에 따르면 4월 넷째 주(4월 28일 기준)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누적 1.35% 상승했다. 올해 전국 17개 지자체 가운데 누적 1% 이상 상승한 지역은 서울이 유일하다. 특히 강남 3구를 포함한 서울 동남권은 올해 누적 3.59% 올라 강한 반등세가 지속 중이다.

이 외에 서울 전월세 상승세가 여전하고 장기적으로 서울 내 주택 공급 부족으로 내년 이후 집값 상승 우려가 확산하자 매수를 결심한 젊은 층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30대 이하 세대는 40대 이상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고 따라서 대출받을 수 있는 규모도 중년층 대비 적다”며 “평균적인 가용 자산 범위를 고려하면 내 집 마련 때 서울 외곽지역을 우선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혼이나 1인 가구 독립 등 내 집 마련 수요가 많은 젊은 층의 매수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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