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해킹 사고 발생 19일 만에 그룹 총수 차원의 사과가 이뤄진 가운데, SKT는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간 SKT가 적극적으로 추진해오던 인공지능(AI) 투자 및 밸류업 계획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SKT 측은 일단 사고 수습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7일 SKT에 따르면 이날 기준 유심보호서비스에 알뜰폰 고객을 포함한 고객 2411만 명이 가입을 완료했다. 기술적으로 현재는 이용하기 어려운 약 100만 명의 로밍 가입자를 제외하고, 모든 가입자의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이 이뤄졌다. 로밍 가입자도 이르면 14일 유심보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107만 명의 SKT 고객이 유심을 교체했으며, 유심 교체 대기자는 800만명 이상이다. SKT측은 아직까지 유심 복제로 인한 피해 사례는 접수된 바 없다고 밝혔다. 김희섭 PR센터장은 "유심보호서비스와 더불어 통신망 내에서 불법 복제된 유심이나 이상 징후가 있는 기기가 통신망에 접속하면 이상징후탐지시스템(FDS)을 통해 걸러내고 있다"면서 "불안해하시는 분들은 유심을 교체해 드리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중순부터는 부족한 유심 공급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이달 말까지 유심 500만 개가 추가 공급되며, 6월에도 500만 개가 추가 공급된다. 임봉호 MNO사업부장은 "이번주까지는 재고가 부족하지만 다음주부터 그런 부분들이 순차적으로 풀려서 전체적으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고객이 스스로 e심을 좀 더 쉽게 개통할 수 있도록 개선 작업은 다음주 중으로 완료될 전망이다. 임 사업부장은 "e심을 셀프 개통할 때도 여러가지 불필요한 정보들을 입력하는 걸 제거하고 좀 더 쉽게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다음주 정도면 가능할 것 같고 고객들에게 직접 MMS를 보낸다는지 (절차가) 좀 더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간 SKT가 적극적으로 추진해오던 AI 투자 및 밸류업 계획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SKT는 5일 신규 영업을 중단한 가운데, 신규 영업 중단에 따른 대리점 피해도 SKT 측이 보상해야 한다. 위약금 면제에 대한 고객과 국회의 요구 역시 거세다. 한국신용평가는 2일 보고서를 통해 SKT가 해킹 사태로 인해 최대 40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소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사고 이후 가입자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SKT에서 다른 통신사로 옮긴 가입자 수는 전월보다 87% 급증한 24만 명에 달한다.
김희섭 센터장은 "최대한 안정성을 보장하는 고객 보호조치가 우선일 것"이라면서 "AI 투자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진행 될 수 있도록 하겠다. 투자 계획을 갑자기 변경한다던가 하는 검토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주주가치가 떨어진 것에 대해서는 (주주분들에게) 사과 드린다"면서 "주주분들이나 기관투자자에게는 저희가 개별적으로 설명드리면서 이해와 양해를 구하고 있는 중"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