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계엄 건너려면 국민통합‧시대교체 적극 나서야
“이재명 이길 사람 안철수뿐…민주당 약점 잘 알아”
과거만 보는 법조인 대신 과학자‧기업가가 이끌어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조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 중 가장 빠르게 출사표를 던지며 네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안 의원은 8일 오전 11시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의 변을 발표했다. 출마 선언 장소로 광화문광장을 선택한 것은 광화문이 가진 ‘국민 통합’이라는 상징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안 의원은 출마 선언문을 통해 “경제와 일상을 복구하고 잘못된 과거를 일소하는 시대교체가 필요한 때”라며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의 부름을 받고자 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안 의원은 “윤석열 정권의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는 것은 오직 한 가지, 반성과 혁신을 기본으로 국민 통합에 적극 나서는 것뿐”이라며 “상처받은 국민과 당원 동지들은 ‘국민통합, 시대교체’라는 ‘예정된 미래’의 길을 열어달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이길 후보로 자신을 뽑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안철수만큼 민주당을 잘 아는 사람도 없다. 약점, 감점 모두 잘 알고 있다”며 “이재명을 넘어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인 안철수를 선택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사이자 기업가인 자신의 강점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새로 그려간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안 의원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 이상 과거만 바라보는 검사, 법률가 출신들에게 맡겨선 안 된다”라며 “지금과 같은 인공지능(AI) 시대에는 과학자, 경제인과 같이 미래를 바라보는 사람들만이 대한민국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세계 개척 정신’, 고(古)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혁신과 개혁 정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AI 시대에 발맞춰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수백조 원의 달하는 투자를 통해 AI 선진국을 따라잡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밖에 연금‧교육‧노동‧의료‧공공 등 5대 개혁을 통해 저출생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세계 질서 개편에 맞춰 외교-안보-경제 안보로 이어지는 3축을 혁신하겠다고 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개헌론과 관련해서는 원론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조기 대선과 동시에 개헌을 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만큼 내년 지방선거까지 1년여 정도의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개헌은 저의 소신이다. 지난 87년 개헌은 모든 목적이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뽑는 제도를 만드는 데에 있었다”며 “그러다 보니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인 삼권 분립, 견제와 균형에서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권력이 과도해서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말이 나오고, 과도한 입법 권력으로 서른 번에 해당하는 탄핵을 통해서 정부를 마비시키는 일이 생기고 있다”며 “개헌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년 정도 시간을 두고 합의된 사항들만 지선과 함께 개헌하자고 제안한다”고 했다.
경선에서 중요한 경쟁자와 ‘경선룰’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가장 큰 경쟁자로 누구를 꼽냐는 취재진 질문에 안 의원은 “다 훌륭하신 분들이라 최선을 다해 경쟁에 임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우리 당(국민의힘)은 대선 후보가 누가 될지 몰라서 역동적일 수 있다”라며 “시스템을 잘 설계해서 국민 참여도가 5대 5가 아니라 지금보다 높여야 한다. 8대 2도 좋다”고 말했다.
또한 안 의원은 “많은 국민들이 관심 갖고 계속 (경선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말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