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중심 '선택과 집중'…UAM·메타버스 재검토
DC용으로 엔비디아 '블랙웰' GPU 도입 계획도
"글로벌 AI 기업 전략적 투자는 제휴 목표"
공정위 과징금 부과 땐 "행정소송 진행할 것"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돈 버는 '인공지능(AI) 공급자'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본업인 통신 사업은 탄탄하게 유지하면서, AI 신사업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거다. 특히 AI 데이터센터(AI DC) 사업화와 AI 에이전트 고도화에 주력한다.
26일 SKT는 서울시 중구 T타워에서 제41회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유 대표는 "AI는 공급자 관점에서 접근할 때만 실질적인 수익이 발생한다"며 "AI 기술을 통해 확보한 경험과 역량을 기반으로 SK텔레콤을 AI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유 대표는 "사업을 통신과 AI로 단순화하고 올해 'AI 피라미드 2.0' 기반 성과를 시장에 증명하겠다"며 "운영개선(O·I)을 전방위적으로 확대 가속해 통신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 투자를 위한 재원도 확보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사업 영역으로는 'AI DC', 'AI 기업 간 거래(B2B)', 'AI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를 꼽았다. 그러면서 SKT는 AI 관련 누적 투자액은 6000억 원을 돌파했으며, 연구개발(R&D) 인력은 1200명을 확보했다고 했다.
유 대표는 데이터센터(DC)용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엔비디아의 '블랙웰' 도입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서비스형 GPU(GPUaaS) 쪽에 엔비디아 GPU H100이 이미 도입됐고, 엔비디아 H200보다는 블랙웰 효율이 높은 것 같아 수요에 대응해 도입할 예정"이라며 "지금 주문하면 올해 2분기 또는 3분기에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 대표는 "에이닷 수익화와 관련해선 고객의 일상 전반을 점유하며 고객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구독 상품, 결합 상품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사업 전 분야에서의 '선택과 집중'은 이어간다. 특히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와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을 재검토한다. 유 대표는 "이프랜드는 시장과 기술 환경 변화로 사업을 유지하기보다는 폐지를 결정했다. 현실 적용성이 높은 디지털트윈 기술과 AI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정리 중"이라며 "UAM 사업은 기술 고도화 및 규제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앤트로픽, 퍼플렉시티 등 AI 파트너사의 경영권 확보 여부에 대해선 "자본 이익을 위한 단순 투자가 아니라 전략적 이익이 있는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유 대표는 "우리의 주된 목적은 자본 이익이 아니라 전략적 협력 강화"라며 "경영권 인수는 투자 과정에서 시너지 효과가 높고 환경이 적절한 경우 고려할 수 있지만, 현재로써는 경영권 확보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과 관련한 질문에는 "국가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든 통신회사로서 기여할 의사가 있다"며 "복잡한 조건들에 대해선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했다. 국가는 민관합작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2027년까지 2조50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를 구축할 계획이다.
유 대표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말기) 폐지 이후에도 통신 시장이 과열 경쟁하진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경쟁 과열의 움직임은 아직 없었다"며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세부적인 시행령을 어떻게 마련하는지에 따라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며 고객에 차별적인 가치를 지속 제공하겠다"고 답했다.
SKT는 이날 주총에서 강동수 SK그룹 PM부문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김창보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의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등 안건을 의결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가 SKT·KT·LG유플러스 3사에 판매장려금 담합에 1140억 원을 부과한 것에 대해 유 대표는 "행정 소송은 진행할 예정이다. 과징금 관련해선 법원에서 판단 받도록 하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