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내릴 때 됐다" 금융당국 압박에 은행권 가산금리 줄인하

입력 2025-01-3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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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신한은행 0.3%p 인하 이어
iM뱅크 0.56%pㆍ우리 0.29%p↓
당국 '가계대출 관리' 기조 유지에
한도ㆍ금리혜택 축소하는 은행도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국내 주요 은행이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만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가 올해에도 이어지는 만큼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가산금리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가계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최대 0.26%포인트(p) 낮추기로 했다.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은 이전보다 0.20%p, 전세자금대출은 0.01~0.26%p, 신용대출금리도 0.23%p 낮아진다. 전세대출의 경우, 2월 1일 0.03%p 인하분이 추가 반영돼 최대 0.29%p 떨어질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 생활안정자금대출 등 서민경제에 꼭 필요한 자금을 원활히 공급하기 위해 금리 인하를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와 은행 신용리스크 등을 고려한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된다. 은행이 가산금리를 내리면 그만큼 대출금리가 내려가는 효과가 있다.

앞서 신한은행은 이달 14일부터 가계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최대 0.3%p 낮췄다. SC제일은행은 우대금리를 0.1%p 올려 대출금리를 낮췄고, IBK기업은행은 가산금리를 최대 0.3%p 내렸다. iM뱅크는 이달 24일부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0.56%p 내렸다.

은행권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 이어 김병환 금융위원장까지 금리 인하 압박에 나서자 대출 빗장을 푸는 모습이다.

김 금융위원장은 이달 22일 기자간담회에서 “2025년이 시작됐고, 기준금리가 떨어진 부분에 대해서 은행들이 이제는 반영해야 할 시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지난해 기준금리가 두 차례 인하됐음에도 은행의 대출금리 인하 속도와 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은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일부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내리거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방향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원장도 이달 16일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가계와 기업이 두 차례의 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대출 금리 전달 경로, 가산금리 추이 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큰 폭의 대출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은행들이 수신(예금) 금리를 줄줄이 낮췄지만 대출금리는 가계대출 관리 명목으로 여전히 높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은행권 예대금리차는 점차 커지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4대 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 평균은 1.17%p로 지난해 8월부터 다섯 달 연속 확대됐다.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도 은행권의 대출 경쟁을 억제하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경상성장률(3.8%) 범위 내로 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미 가산금리를 올린 은행도 있다. 케이뱅크는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주담대 가산금리를 최대 0.5%p 올렸다. 앞서 NH농협은행도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0.1%p 인상했다.

4대 시중은행 중 아직 가산금리 조정을 하지 않은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해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 중이다. 이날 하나은행은 다음 달 3일부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기존 최대 10억 원에서 5억 원으로 축소하는 방식으로 가계대출 관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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