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 항공사 시장 1위…10월말 국제선 취항 등 비상 준비 중
지난 16일 서울 종로2가 종로타워. 김재건 진에어 사장은 '진에어 취항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린 이 자리에서 '최근에 나비를 본 적이 있는지' 를 물었다. 환경 지표종인 나비가 서울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이며 ‘친환경 경영체제’를 선언했다.
비용과 자원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저비용항공사의 본질을 살리고 항공 사업 구조상 배출할 수 밖에 없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와 함께 진에어는 지난해 국내 하늘길을 시작으로 올 10월 국제선 취항을 준비 중이다.
◆취항 1주년의 성과
진에어는 지난해 6월 15일, 명동 한복판에서 나비문양의 로고와 진바지를 착용한 신선한 이미지의 승무원 모습을 선보이고 7월 17일 제주노선에 첫 운항을 시작했다.
진에어는 지난 1년동안 2개 노선에 (김포-제주, 부산-제주) 7364편의 항공편을 운항해 75만8407명의 승객을 수송했다.
주력노선인 김포-제주노선에서는 지난해 전체적으로 8%정도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또 항공기가 4대로 늘어난 올 4월부터는 12%대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진에어는 올해 4~5월 2달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는 놀랄만한 성과를 달성했다. 진에어의 이 같은 성과는 초기 투자비용이 대부분 집행된 상태에서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국제선을 취항하기도 전에 영업이익을 반전시켜 놓았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이는 타 저비용항공사들보다 적은 인원으로 멀티태스킹을 통한 생산성 극대화 노력이 반영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진에어의 현재 직원수는 191명. 항공기 보유대수가 비슷한 타 저비용항공사들이 250~400명에 가까운 직원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진에어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운송지원 시스템(PSS)을 자체 개발해 적용하고 인터넷으로만 예약 및 판매가 이뤄지는 체제를 갖추면서 비용절감에 혁신을 가져왔다. 또 존(Zone)배정의 좌석제도를 운영함으로써 탑승수속 절차를 간소화하고 비용까지 줄이는 운영효율을 이뤘다.
특히 진에어의 장점은 세계적인 정비 수준과 정시성에 있다. 이는 세계 최고수준의 정비 운항능력을 보유한 대한항공에 모든 정비과정을 위탁하고 있는 것이 뒷받침돼 있기 때문이다. 진에어의 지난 1년간 운항 정시율이 99.88%로 완벽에 가까운 기록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4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항공사들의 운항관리 및 통제체계를 평가하기 위해 만든 안전 인증제도인 국제항공안전인증(IOSA)을 국내 저비용항공사로는 최초로 받기도 했다.
◆국내 저가 항공사 점유율 1위
최근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국내선 시장 점유율 판도가 바뀌고 있다.
국내 저가 항공사 중 후발 주자였던 진에어가 국내 저비용항공사 중 명실공히 시장 점유율 1위에 등극한 것이다.
한국공항공사의 국내선 항공사별 탑승객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진에어는 지난 4~5월 기간 중 25만7578명을 수송,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등을 제치고 국내 저비용항공사 중 1위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각 항공사의 주력 노선인 김포-제주 노선 수송 점유율은 진에어가 12.6%를 기록, 여타 저비용항공사들을 압도하는 등 취항 1년도 안돼 저비용항공업계의 판도를 뒤바꿔 업계의 부러움을 샀다.
진에어는 이와 같은 괄목할만한 성장에 대해 '입소문'이라고 설명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모회사인 대한항공에 아웃소싱한 최고의 안전 능력, 업계최고의 정시성과 운항률, 그리고 가족 운임 등 진에어만의 차별화된 서비스, 고객을 배려하는 마음까지, 이 모든 것이 고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기에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런 입소문은 독특한 차별성에서 나온다.
우선 최첨단 기종인 B737-800 중대형 항공기를 투입해 다른 항공사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항공서비스 제공하고 있다.
B737-800 기종은 현재 대한항공 국내선, 단거리 국제선에 투입되는 기종으로 안전운항 확보를 위한 첨단 디지털 장비가 장착돼 있다.
국내 항공업계에서 유일하게 '가족운임제'를 시행 중이며 3인 이상의 직계가족이 예매시 성수기, 비수기, 주중, 주말에 상관없이 10% 일괄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들과 접점을 찾아야 하는 직원들의 유니폼도 특화했다. 회사명 '진'에 맞춰 청바지 유을 채택했으며 티셔츠, 캡모자, 캔버스화 등 착용해 젊고 신선한 항공사 이미지 부각하고 있다.
◆"이젠 해외 하늘길이다"
진에어는 오는 10월 29일 인천-방콕과 인천-마카오 2개 국제선을 시작으로 내년 1월까지 5개의 국제선을 운항한다.
국제선 취항을 위해 진에어는 10월 일반석 180석이 장착된 B737-800 차세대 항공기 1대를 추가로 도입했다.
국제선 진출은 수많은 외국계 저비용항공사가 낮은 가격을 앞세워 국내시장 잠식 중이나 상당수의 항공사가 안전운항을 보장할 수 없는 상태에서 운항 중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이에 따라 진에어는 대형항공사에 버금가는 안전성 확보를 통해 다른 저비용항공사들과 차별화되는 항공서비스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중단거리 노선에서 저가 관광 수요 및 가격에 민감한 고객층에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선에 비해 국제선은 가격 민감도가 더욱 높아 저비용 항공시장이 급속도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진에어의 분석이다.
주 7회 운항하는 방콕노선은 인천에서 오전 8시 출발하여 방콕에 오전 11시50분 도착하며, 복편은 방콕에서 오후 1시 15분 출발해 인천에 오후 8시20분 도착한다. 현재 방콕노선에 취항하는 국내 4개 항공사가 모두 저녁 시간대에 운항하고 있고, 태국국적 항공사만이 오전 10시대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진에어의 오전 스케쥴은 외국 항공사와의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방콕노선의 오전 운항은 비즈니스 및 시간을 아끼려는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카오 노선은 최근 가족관광중심의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곳으로 진에어는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다. 또 12월부터 일본 오사카와 중국 웨이하이를 각각 주 7회 운항을 시작하고, 내년 1월부터는 인천-괌 노선에도 취항할 계획이다. 진에어는 국제선 항공 운임을 기존 대형 항공사보다 20~30% 싼 가격을 책정해 경쟁에 나설 예정이다.
김재건 진에어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진에어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준하는 안전성과 기존 항공사보다도 훨씬 싼 항공료와 우수한 서비스로 진정한 저비용 항공사로서의 경쟁력을 탄탄하게 갖췄다"며 "이제 국제선 취항을 통해 그 진가를 보여줄 때가 됐다"고 말했다.
◆"저가항공사도 환경을 생각할 때"
진에어는 최근 취항 1주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도하는 친환경 항공사로 변모키로 했다고 선언했다
이번 진에어의 친환경 경영 선포는 비용과 자원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저비용항공사의 본질을 살리기 위한 사회적 책임에 따른 것이다.
우선 진에어는 친환경 경영체제 슬로건인 '세이브 디 에어'(Save the Air)를 발표했다. 세이브 디 에어는 진에어가 누비는 하늘을 깨끗하게 보존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진에어는 항공기 연료 소모와 직결되는 항공기 중량을 조금이나마 줄이고 세이브 디 에어에 고객들의 자연스런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짐없는 승객에게 할인 포인트를 제공하는 ‘노 배기지(No Baggage) 환경 사랑 쿠폰’ 제도를 운용키로 했다.
짐없이 기내휴대가 가능한 손가방만으로 탑승하는 고객들에게 현금 1000원에 해당하는 1000포인트를 제공해 향후 진에어 이용시 포인트만큼 할인받을 수 있는 제도를 9월부터 시행한 것이다.
진에어는 고객들의 환경 운동 동참을 확산하기 위해 슬로건이 새겨진 패션 티셔츠를 온라인(savetheair.jinair.com)을 통해 판매하는 활동을 오는 9월부터 시작한다.
티셔츠는 유명 연예인들이 직접 그린 문구가 그려지게 되며, 판매에서 발생한 수익금은 전액 환경단체에 기부하게 된다. 진에어 환경 운동 1호로 참여하는 연예인은 SS501이다.
이와 함께 기내엔터테인먼트를 위해 고객들에게 빌려주고 있는 소니PSP의 대여 수익금 전액을 환경단체에 기부하는 한편 국제연합(UN) 산하 환경 단체인 ‘유엔환경계획(UNEP) 한국위원회’에 공식 가입해 국제 환경보호 활동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진에어 연혁
▲2008년 1월 에어코리아로 법인 설립
▲2008년 6월, 진에어로 사명 변경, 명동에서 CI선포식
▲2008년 7월 1일, 1호기 도입
▲2008년 7월 17일, 김포-제주 노선 취항 (일 8회 운항)
▲2008년 10월 1일, 김포-제주 노선 증편 (일 16회 운항)
▲2008년 12월 1일, 김포-제주 노선 증편 (일 24회 운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