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첫날 공모가 하회
'청약 흥행' LG CNS·삼양엔씨켐
내달 상장 후 주가에 주목
올해 첫 기업공개(IPO) 새내기주가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도는 등 시장 한파가 지속하고 있다. 올해 증시 데뷔전을 치를 기업들이 전년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IPO 이후 주가 성적표를 받아드는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축산물 기업간거래(B2B) 플랫폼 기업 미트박스글로벌은 23일 코스닥 시장에서 공모가(1만9000원)보다 25.26% 내린 1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음 날인 24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13.45% 내린 1만2290원으로 마감했다.
미트박스글로벌은 수요예측에서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2~8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이후 미트박스글로벌은 공모가를 희망 범위(1만9000~2만3000원) 하단인 1만9000원으로 정했다.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는 45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미트박스글로벌은 지난해 11월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자 몸값을 낮춰 상장을 재추진한 바 있다.
이튿날인 24일 나란히 증시에 입성한 데이원컴퍼니와 와이즈넛도 상장 첫날 공모가를 하회하는 가격으로 장을 마쳤다. 글로벌 성인 교육 콘텐츠 기업 데이원컴퍼니는 공모가(1만3000원) 대비 40.00% 내린 7800원,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기업 와이즈넛은 공모가(1만7000원)보다 36.47% 낮은 1만800원에 마감했다.
부진한 흐름 속에서도 상반된 성적표를 받은 신입생도 있다. 같은 날 상장한 미용 의료기기 기업 아스테라시스는 공모가(4600원) 대비 44.35% 오른 6640원에 장을 마쳤다. 아스테라시스는 장 초반 공모가 대비 2배까지 오르기도 했다.
반도체 소재 기업 삼양엔씨켐과 1분기 최대어로 주목받는 LG CNS도 내달 상장을 앞두고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시가총액 6조 원에 달하는 LG CNS는 일반청약에서 122.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21조 원이 넘는 증거금을 모았다.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은 114대 1로 최종공모가도 희망밴드의 최상단인 6만1900원에 결정했다. LG CNS는 다음 달 5일 코스피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코스닥 데뷔를 준비하는 삼양엔씨켐 역시 수요예측서부터 희망밴드의 최상단인 1만8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한 뒤 일반 청약에서 1281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삼양엔씨켐은 다음 달 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전문가들은 연초부터 많은 기업이 상장을 준비하는 가운데서도 보수적인 투자심리가 이어지며 PO 시장에서도 본격적인 옥석가리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올해 IPO 시장은 연간 상장 종목 수 기준으로 73~81개 기업이 증시에 입성할 예정으로 지난해(78개) 대비 소폭 많아질 예정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다수의 심사승인 기업 현황과 IPO 진행 가능성이 큰 일부 기업들의 상황과 2023년 하반기 이후 본격 시행된 새로운 제도에 대한 적응 기간을 지나면서 투자자들이 다시 공모주에 대한 관심을 확대되고 있다"라면서도 "다만 최근 한편에선 과열된 투자심리도 일부 식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견고한 실적과 사업 경쟁력, 가격의 현실성 등 객관적 수치가 IPO 흥행을 좌우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