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이 전년 동기의 절반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이면서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주택 시장에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열풍이 불면서 지역과 입지에 따른 신축 쏠림 현상이 가속화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 부동산 R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6월)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임대 제외)은 4만3181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7만4356가구보다 약 41.93% 줄어든 것으로, 3만1175가구가 감소한 수치다. 이는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0년 이후 두 번째로 적은 규모이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2009년(2만6980가구)에 이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입주 물량 역시 감소세다. 지난해 전국 입주 물량은 36만2132가구로 집계됐으나, 올해는 약 25.38%(9만1921가구) 줄어든 27만211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2026년에는 15만7458가구로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은 향후 주택 가격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 입주 물량 감소로 전세 공급이 부족해지면 전셋값이 상승하고 이는 곧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전세 시장에서는 가격 오름세가 감지된다. 부동산 R114 자료를 보면 전국 아파트 3.3㎡당 전세가는 2023년 7월 1048만 원으로 저점을 찍은 이후 지난해 12월 1082만 원을 기록하며 17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신축 중심의 매매 가격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의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아파트의 연령별 매매가격 지수를 분석한 결과,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가격은 같은 해 1월 대비 1.60% 오르며 전 연령대별 아파트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 한 해 동안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것이다.
업계에선 주택 공급 절벽이 현실화 하면서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더욱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공급 감소와 함께 전세시장의 불안정성까지 더해지면 실수요자들이 새 아파트 선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연내 분양 단지 중에선 서울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 대구 동구 신천동 ‘더 팰리스트 데시앙’,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e편한세상 성성호수공원' 등이 눈여겨 볼 만하단 평가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서울이나 3기 신도시 등에서 공급되는 신축 단지의 인기는 여전히 높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률을 형성하는 반면,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 지역은 입지별로 온도차가 극심히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취득세, 중과세 등이 남아있는 데다 2주택 이상은 청약이 제한되는 상황이어서 다주택자들이 주택 수를 늘리기 쉽지 않다"며 "청약 시장은 투자자보다는 실수요자 위주로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