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올 상반기 ‘디지털 경쟁력ㆍ리스크 관리’ 집중한다

입력 2025-01-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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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 5곳 올 상반기 경영전략회의 마무리
질적 성장 통한 내실 경영 추진 '한목소리'
내부통제ㆍ건전성 관리 강화 과제 실천 의지
제4인뱅 출범 앞두고 '디지털 경쟁력' 강조

▲광주은행이 이달 20일 본점 KJ상생마루에서 2025년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광주은행)

지방은행들이 올해 상반기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단순히 몸집을 키우기보다 수익성을 높여 ‘내실’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방은행들은 디지털 부문의 경쟁력을 키우고, 내부통제 강화ㆍ건전성 관리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기로 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지방은행(부산ㆍ경남ㆍ전북ㆍ광주은행ㆍiM뱅크)이 올해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모두 마무리했다.

회의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된 내용은 ‘질적 성장’이다. 시중은행과의 규모 경쟁에서 시중은행을 넘어서기 어렵다는 판단에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이어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20일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한 광주은행은 ‘질적 성장을 통한 내실 경영 추진’을 경영 방향으로 발표했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 당시 ‘비이자영업본부’를 신설한 것도 내실 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이다. 카드사업부와 자산관리(WM)고객부, 외환사업부를 해당 본부에 배치해 비이자 수익을 늘려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경남은행은 같은 날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올해 상반기 전략 과제 중 하나로 ‘우량자산 중심의 질적 성장과 지속성장 모멘텀 확보’를 내세웠다. 앞서 이달 17일 회의를 연 부산은행도 “과거 자산 성장 중심의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수익 기반의 질적 성장을 이루는 영업 방식으로의 전환이 절실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이를 위해 연금ㆍ시니어ㆍ자본시장 부문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는 다짐을 표했다. 두 은행이 앞서 지난해 말 개인고객그룹과 기업고객그룹을 신설하고, 고객 세분화에 맞춘 전담 부서 운영을 시작한 것도 고객 중심 경영 체계를 강화해 질적성장을 이루려는 조치다.

iM뱅크는 이달 13일 회의를 열고, 올해 시중은행 전환 이후 본격적인 질적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전략자산 중심성장, 수익 추진과 위험 요인 분석에 따른 손익 추구, 경영 효율성 강화의 미래전략 수립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내부통제ㆍ건전성 등 리스크 관리 강화 약속

▲이달 17일 부산은행이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도약 (Step to Move UP)’을 주제로 2025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방성빈 은행장을 비롯한 경영진 및 부실점장 등 2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부산은행 기장연수원에서 진행됐다. (사진제공=BNK부산은행)

금융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강화’도 올해 지방은행들이 강조한 부문이다. 특히 2023년 수백억 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횡령 사고가 발생했던 경남은행은 이후 자금 실행 전담팀을 신설하는 등 PF 대출 실행 시 직원 간 역할을 세분화해 사고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네 가지 전략 과제 중 하나로 ‘내부통제 혁신’을 꼽기도 했다.

부산은행은 경영전략회의에서 행장이 직접 내부통제 중요성을 언급했다. 방성빈 부산은행장은 “변화의 혁신의 과정에서 금융사고 제로를 위한 내부통제는 일상 업무의 필수 과정으로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지방은행들은 ‘선제적 건전성 관리’도 약속했다. 백종일 전북은행장은 “올해도 어려운 경기 상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도내 소상공인 금융지원과 건전성 등 선제적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지역 기반 동반 성장과 핵심전략 추진을 한층 견고히 할 것”이라고 했다. iM뱅크는 여신·리스크 분야에서 자산건전성 개선, 질적 성장, 수익성 향상 전략 등을 제시했다.

‘제4인뱅 출범’ 등 새 이슈에…올해 ‘디지털 경쟁력 강화’ 초점

지방은행들은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외 지역에 거점을 둔 지방은행 특성상 고객군을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플랫폼, 비대면 서비스 및 상품 고도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남은행은 4대 핵심 전략 중 하나로 ‘편리한 디지털금융, 신기술을 통한 디지털 업무영역 확장’을 꼽았다. 전북은행 역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올해 상반기 집중할 세부전략으로 꼽았다. 광주은행도 ‘미래 성장동력 강화’라는 경영방향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으로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짚었다.

▲iM뱅크가 이달 13일 수성동 본점에서 새해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2025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iM뱅크)

iM뱅크는 디지털 분야에서 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공격적인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와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를 확보해 플랫폼 고객을 늘리고 인프라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실제 이행에도 나서고 있다. 이달 24일 iM뱅크는 디지털 경쟁력 제고 노력의 일환으로, 최대 100명이 공동경비를 관리할 수 있는 ‘iM모임통장’ 서비스를 개선하기로 했다. 상반기 중 개인통장의 모임통장 전환 서비스, 회비 납부 체크 및 알림 기능 등을 추가한다.

은행권 신규 플레이어인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연을 앞둔 가운데 대응 방안을 고심하겠다고 강조한 지방은행도 있다. 고병일 광주은행장은 경영전략회의에서 제4인뱅 출범을 언급하며 “올해 상반기는 ‘상전벽해’의 금융환경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불확실한 금융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을 경쟁이 아닌 ‘협력 상대’로 더 많이 보고 있다”며 “제4인뱅의 출범과 관련해서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협업 방안, 핀테크사와의 추가 업무 제휴 등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BNK부산은행(은행장 방성빈)은 22일(수) 오후, 부산은행 본점에서 케이뱅크(은행장 최우형)와 혁신금융 창출을 위한 ‘전략적 마케팅 제휴’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사진 오른쪽부터 방성빈 BNK부산은행장,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BNK부산은행)

실제로 최근 들어 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과의 전략적 업무협약(MOU)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방은행은 금융업에 대한 이해도와 리스크 관리 노하우를, 인터넷전문은행은 디지털 모객력과 모바일 사용자 경험 등을 보유하고 있어 협업을 통해 더 많은 금융 혜택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광주은행은 지난해 8월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와 손을 잡고 금융권 최초로 공동대출을 내놨다. 이어 전북은행과 부산은행도 차례대로 인뱅과의 협업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전북은행은 카카오뱅크와 함께 올해 상반기 내 공동대출 상품을 출시하겠다고 했다. 이달 23일 혁신금융 창출을 위한 ‘전략적 마케팅 제휴’를 맺은 부산은행과 케이뱅크는 올해 하반기 공동대출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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