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로] 계엄이 초래한 메이저언론의 몰락

입력 2025-01-23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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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신랄한 계엄비판에 보수독자 이탈
변화하는 2030 디지털민심 못읽어
소셜미디어 시대 정보균형이 생명

2024년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선포는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그 여파는 아니러니컬하게도 전통적인 언론, 특히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이하 ‘조중동’)의 몰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들 신문들은 계엄선포와 관련된 초기보도에서 지나치게 탄핵을 옹호하는 논조를 취했다. 이는 보수 성향 구독자들의 이탈을 초래하였다.

즉, 계엄선포와 같은 중대 사안을 다루면서, 조중동은 초기 정부의 계엄을 ‘민주주의의 붕괴’로 묘사하며, 신랄한 비판을 이어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피청구인 대통령의 계엄에 대한 입장이 조금씩 알려지고 야당의 폭주, 공수처의 편파성, 그리고 사법부 카르텔에 의심이 증폭되었다. 이때도 조중동은 여전히 비판의 스탠스를 유지해 왔다. 탄핵 트라우마가 있는 보수 성향 독자들에게 조중동의 보도 형태는 충격적이었고, 결과적으로 보수 구독자들의 급격한 이탈을 낳았다.

특히 계엄선포와 관련된 보도에서 조중동은 20~30대의 민심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 이 세대는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로, 전통적인 신문보다는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같은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 20~30대는 정부의 결정을 단순히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이분법적 시각보다는, 다양한 관점에서 신속하게 정보를 습득하고 의견을 나누는 경향이 강하다. 이 세대는 진영에 대해 단일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사안에 따라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며, 특히 실시간으로 전개되는 사건에 대한 정확한 보도를 중요시한다. 그러나 조중동은 디지털시대에 여전히 아날로그의 잣대로 논평과 기사를 이어갔다. 이는 조중동이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민심을 읽지 못하고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오늘날, 정보의 소비는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 뉴스를 확인하고, 유튜브나 팟캐스트를 통해 깊이 있는 분석을 습득한다. 이에 반해, 조중동은 여전히 전통적인 종이신문에 의존하며,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유튜버나 온라인 신문들은 사건 발생 직후부터 실시간으로 기사와 댓글을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의견을 나누고, 사건을 분석했다.

반면, 조중동은 지면 중심으로 뉴스가 늦게 전달되었고, 게다가 조중동 스스로가 여론을 형성할 수 있다는 자만심에 민심의 반영은 그만큼 늦어졌다. 하지만 빠르게 변하는 사회적 이슈에서 디지털 미디어는 속도와 유연성을 제공하면서 구독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조중동은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구독자를 잃었고, 더 이상 주요 정보의 출처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조중동의 또 다른 문제는 정치적 스탠스이다. 조중동은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정치적 입장을 고수해 왔으며, 이로 인해 보수 독자들에게는 신뢰를 얻었지만, 진보 독자들에게는 그다지 신뢰를 얻고 있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계엄선포와 관련하여 지나치게 반대하는 논조는 기존의 보수적 독자의 이탈뿐만 아니라 중도나 진보적 성향의 독자들에게 신뢰를 얻는 데도 실패했다. 젊은 세대는 이러한 몸과 마음이 다른 조중동의 스탠스를 신뢰할 수 없는 정보원으로 여겼다. 특히, 기성세대와 달리 20~30대는 과거 조중동의 영향력을 인정하지 않았고 더욱 다양한 채널에서 정보를 얻으려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선포를 계기로, 미디어의 영향력 변화를 실감한다. 예전에는 뉴스이슈가 3일은 간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로 인해 기사가 한나절도 되지 않아 묻히는 경우가 많다.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춰 빠르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정치적 편향성을 넘어서 균형 잡힌 보도를 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중동은 계속해서 독자들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며, 디지털 미디어와 소셜미디어의 시대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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