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시장 인테리어 중요성 부각... "고객에게 맞는 문화적 코드 있어야"
최근 소비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경쟁력이 없는 점포들의 몰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창업시장에서는 인테리어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맛이나 가격만으로는 고객 잡기 어렵기 때문에 눈길 끄는 인테리어로 고객 발길을 유도하고 있는 것.
차별화 된 인테리어 물론 여성들의 감성과 시각을 자극할 수 있는 고급스럽고 세련된 인테리어는 점포 운영의 성공을 위해 필수 조건이 됐다.
창업 전문가들은 "고객에게 맞는 문화적 코드로 인테리어를 꾸미고, 이를 통해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 재미있는 인테리어로 차별화
고급스럽고 차별화 된 인테리어는 머무는 시간을 더욱 즐겁게 만들 수 있어 개성 있는 인테리어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서울 홍익대학교 부근에 위치한 홍합요리 전문주점 '홍가'는 홍합을 테마로 인테리어를 꾸며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매장에 들어서면 특히 매운 맛의 홍합요리가 많은 메뉴와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붉은 색 계열의 인테리어 소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또한 홍합을 테마로 메뉴판과 조명, 실내 조형물도 홍합으로 꾸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재미를 느끼게 하고 있다.
메뉴 역시 온통 홍합. 매일 여수에서 직배송 되는 신선한 국내산 홍합만을 사용한다. 커다란 양은냄비 가득 채워 나오는 신선하고 굵직한 홍합과 개운하고 시원한 국물, 게다가 무한리필까지 가능한 양푼홍합탕은 대표 인기메뉴다.
또한 매콤한 맛이 일품인 매운홍합꽃빵, 톡톡 튀는 날치알과 홍합살을 야채와 함께 싸먹는 홍합골드날치알쌈, 홍합살과 골뱅이, 야채, 쫄면을 넣어 무친 '홍합골뱅이쫄면' 등도 인기 메뉴다.
◆ 카페에서 치킨도 먹어?
가장 간결하게 인테리어를 하던 치킨전문점의 인테리어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유명 패스트푸드전문점을 연상시키는 현대식 인테리어나 프로방스풍 인테리어, 그리고 레스토랑형 인테리어를 갖춘 점포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 것.
카페형 치킨호프전문점 '치킨매니아'는 패밀리레스토랑을 연상케 하는 세련되고 고급스런 인테리어로 차별화 된 경쟁력을 확보하며 요즘 월평균 10여 개 이상의 가맹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치킨매니아의 세련된 그린톤과 화사한 파스텔톤이 조화를 이루는 색채, 벽돌을 아치형으로 쌓아 올려 멋을 낸 벽, 꽃무늬가 수놓아진 편안한 패브릭 소파는 매장이 치킨 전문점인지 카페인지 구별을 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창업 전문가들은 "레스토랑형 인테리어는 새로운 외식 공간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 충족은 물론, 매장 이미지 고급화를 통해 매출 증대에도 톡톡히 한 몫 하고 있다"고 전했다.
◆ 유럽풍의 세련된 인테리어로 무장
이처럼 창업시장에서 인테리어의 비중이 커지는 이유는 주요 소비층인 여성고객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여성들은 소품이나 조명, 색감, 새로운 메뉴 등 감성을 자극하는 공간을 선호하는 경향이 남성에 비해 높다.
최근 다양한 콘텐츠를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멀티카페가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여심을 사로잡으며, 문화를 소비하는 공간으로 격상하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커피&와플 전문점 '카페베네'는 지난해 론칭한 이후 1년 간의 진화 끝에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빈티지 스타일의 색다른 매장을 선보였다.
지하1층, 지상 2층으로 이뤄진 압구정점은 로데오거리의 랜드마크로 부상하고 있다.
이 곳의 벽면과 탁자는 나무의 질감을 투박하게 그대로 드러내면서도 세련됨을 풍기고, 감각적인 회색빛 시멘트벽은 예술적 색감이 더해져 도시적인 황량함과 아늑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또한 지하 1층에는 북카페로 꾸며 조용하고 안락한 분위기에서 여러 종류의 책을 접할 수 있다.
김선권 카페베네 사장은 "매장이 위치한 상권이나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인테리어를 조금씩 달리한다"며 "인테리어 디자인은 고객에게 휴식과 감성을 주는 공간이기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페베네는 원산지 고유의 맛이 살아있는 싱글 오리진 커피와 정통 유럽식 벨기에 와플을 비롯해 유지방 함량이 낮은 이탈리아 수제 아이스크림인 젤라또, 번 빵 등 다양한 고급 디저트를 갖추고 여성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 통일성 있는 인테리어 필요
창업전문가들은 고객의 시선을 끌고 감성에 어필할 수 있는 인테리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하나의 콘셉트를 결정하고 나면 외관·인테리어·소품에 일관된 방향을 유지해야 한다"며 "또한 타깃 고객층이 선호하는 색상과 스타일을 분석해 이를 반영해야 하며 한 점포 안에 1∼2가지 이상의 콘셉트를 혼용하지 말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이어 "조명 역시 인테리어에 있어 필수적인 고려사항"이라며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는 인테리어라면 밝은 직접조명보다 약간 어두운 간접조명이 효과적이며 재미를 컨셉트로 정했다면 다양한 색상의 밝은 조명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고객이 매장에 머무는 시간을 늘려 매출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최대한 편안하고 안락한 테이블, 의자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며 "최신 디자인을 반영해 유행에 뒤지지 않은 매장이라는 인상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설명>
최근 창업시장에서는 고객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인테리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사진은 주 재료인 홍합을 이용한 소품과 인테리어로 애주가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홍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