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우량주 선호...중소형 개별 종목은 상대적 소외
외국인의 대형 우량주 선호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특정 종목에 대한 외국인의 편식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중소형 개별 종목은 상대적으로 소외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지수가 1400선에 올라선 지난 1일 이후 23일까지 17거래일간 외국인의 순매수는 금액 3조3742억원 중 절반이 훌쩍 넘는 금액이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닉스 등 대형우량주에 투입됐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에만 총 9857억7000만원어치 149만2300주를 순매수 해, 전체 순매수 금액의 4분의1이 넘는 자금을 쏟아부었다.
삼성전자 다음의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LG전자(2157억원), 하이닉스(1923억2500만원), KB금융(1600억1500만원), 기아차(1512억7300만원), 신한지주(1390억6400만원), LG디스플레이(1245억3700만원), GS건설(1172억9000만원), KT(1120억900만원), 포스코(1111억8100만원) 순이다.
이들 10개 대형주주에 대한 순매수 금액은 2조3091억6400만원에 달해 전체 매수 금액의 68%에 달한다.
대형우량주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의 개별 종목 편식 현상은 향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외국인의 이런 대형주 위주의 매매 패턴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대신증권 김용균 연구원은 "글로벌시장이 좋아서 전체적으로 시장 자금이 풀리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IT, 금융 등 실적 개선이 빠른 업종 대표주들을 중심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 동향은 선물시장과 같이 봐야하는데 투자심리가 좋아졌다고 예단하기는 이르다"며 "최근 3거래일 동안 콜옵션 매도를 통해 헷지성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외국인의 거래소 순매수 기조는 유지되겠지만 기관투자자들이 1500~1600선에서 매도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며 "외국계의 매수가 지속되더라도 지수상승은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이와증권 이재혁 연구원 "최근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대한 비중 확대는 작년 해외 자금들이 국내 전기전가 비중을 대폭 축소했는데 5월, 6월 실적장세를 기회로 비중 확대에 나선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성향에 따라 전기전자 대표 업종주들에 외국인의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편 외국인의 매수세는 주로 대형주에 집중되는 만큼 삼성전자와 같은 시장 주도주와 포스코, 한국전력 등 박스권 돌파 종목, 조선과 건설주 등 낙폭 과대주를 중심으로 순환매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순환매가 지속되면 중소형 개별 종목에 대한 매수세는 상대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중소형 개별 종목의 경우 개인투자자의 영향이 큰데 최근 고객예탁금이 줄어드는 추세여서 매수세가 더욱 약해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