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장옥 칼럼] 그토록 내전을 원하는가?

입력 2025-01-1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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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경제학과 명예교수ㆍ前 한국경제학회 회장

대통령·야당·법원 뒤엉켜 나라표류
정치가 불확실성과 위기 증폭시켜
이번 사태로 尹·李 모두 자격 상실
그동안 일군 민주주의에 자괴감만

민주주의의 짧은 역사를 읽다보면 그것은 완전하지도, 안전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국민에게서 권력이 나온다는 원리도 그저 하는 소리 아닌지 의아할 때가 적지 않다. 더욱이 민주주의의 역사가 일천한 이 나라에서는 더욱 그렇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치판의 칼춤은 민주주의라 할 수 없다고 본다. 더욱이 소위 민주투사라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고작 이런 민주주의였다니 자괴감을 넘어 참담하다.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갑자기 선언한 것은 누가보아도 옳지 않다. 대통령은 불확실성에 불을 지르는 직책이 아니라 어떻게든 가라앉혀 안정을 추구하여야만 하는 자리가 아닌가.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인사가 도대체 집안일 하나 다스리지 못해 온갖 수모를 당하다가 종국에는 국가비상사태라니, 술 좋아한다는 대통령이 취한 줄 착각했다. 꼰대같이 보이는 것 같아 고사성어 사용하기 좋아하지 않지만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치하는 사람들이 입에 달고 다니던 말 아닌가. 그리고 사람은 뭐 그 모양으로 쓰는지. 고등학교 동문들로 주위를 둘러싸고 결국은 국가비상사태나 모의하다니.

지금 때를 만난 듯 야당이 들썩이지만 이번 사태의 적지 않은 원인제공을 한 것이 그들이고 그들이 장악하고 있는 국회이다. 탄핵을 입에 달고 살면서 대통령과 국무총리뿐만 아니라 판사, 검사, 방통위원장 등 지금까지 야당이 휘두른 탄핵의 총검을 보면 나라를 말아먹지 못해 안달이 난 것 아닌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창피한 줄 좀 알라. 대통령의 부인에 관한 특검, 언제부터 대한민국 국회가 그토록 옹졸해졌다는 말인가. 그것을 받지 못하는 대통령의 졸렬함은 또 무엇인가. 이건 코미디도 못 된다.

야당이 이처럼 비상식적으로 행동하는 핵심에는 이재명 대표가 있다고 본다. 그의 집권욕이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다. 미디어에서 분석하는 바와 같이 온갖 범죄에 연루되어 법원을 들락거리다 보니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오기 전에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초조함에 온갖 파행을 낳고 있는 것이다. 그럴수록 왜 정도를 가지 못하는 것인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런 식으로 집권을 한들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착각 아닐까.

이제는 공수처라는 괴물까지 나서 시국에 편승하여 불확실성의 꽹과리를 쳐대고 있다. 대통령이 실수를 하니, 한 건 잡았다고 보는 모양인데 탄핵심판이 진행 중이니 결과가 나온 다음에 차분하게 수사하거나 체포하면 되는 것 아닌가. 그 사이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어디 도망을 갈 거며 인멸할 증거가 뭐 그리 많다는 것인가. 이보다 명확한 증거와 사건이 어디 있다고 이리 서두르는 것인가? 만일 대통령을 구금했는데 탄핵이 기각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위기의 상황에서 정치는 불확실성을 진정시키는 데 그 존재 이유가 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오히려 정치가 불확실성과 위기를 확대 증폭시키고 있다. 여기에 법원과 공수처를 비롯한 국가기관이 거들고 있다. 도대체 국민은 누굴 의지하고 매일 매일의 생업에 종사해야 하나? 대통령, 야당과 국회, 법원, 국가기관 모두가 나서서 본인들의 뭔가를 챙겨보겠다고 나라가 표류하는 것을 방치하다니. 이런 광기가 민주주의라는 말인가? 이와 같은 사태는 오히려 윤석열식 국가비상사태를 정당화해주는 것은 아닐까?

지금 대한민국은 내전 직전이라고 본다. 어딘가에서 작은 사고가 하나 터지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개연성이 충분하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몰고 온 책임은 전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 그러나 스스로의 출세를 위해 사태를 악화시키는 이재명 대표의 역할도 작지 않다고 본다. 지금까지 그의 정치역정을 통해 알려진 바로도 출세를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임을 여기저기서 드러냈다고 본다. 진정하라고 권하고 싶다.

이번 사태로 윤석열은 대통령으로서 통치 능력을 상실했고 이재명은 대통령이 될 자격을 상실했다.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에 새 시대의 여명은 언제나 밝아 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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