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 중 1명은 다중채무자
50·60대 자영업자들이 금융권에 진 빚이 700조 원을 넘어서고, 고령층 자영업자 대출자 2명 중 1명이 추가 대출이 어려운 다중채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에 따르면 작년 11월 말 기준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개인사업자는 336만8133명이고, 총대출 잔액은 1125조3151억 원이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103만5873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이상 99만6520명, 40대 82만6440명, 30대 42만4102명, 20대 이하 8만5198명 등으로 50·60 고령층 자영업자들의 대출 비중이 높았다.
대출금액도 60대 이상 370조9036억 원, 50대 366조3836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40대는 272조4701억 원, 30대는 102조9565억 원, 20대 이하는 12조6012억 원이었다.
2023년 말 대비 대출 잔액 증가율은 0.2% 수준인 가운데 60대 이상 대출 잔액은 348조369억 원에서 22조8667억 원 늘어나 6.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3곳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려 추가 대출이나 돌려막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다중채무자는 2023년 말 174만 명에서 작년 11월 말 172만 명으로 소폭 줄었으나 50·60대 개인사업자 다중채무자는 93만8008명에서 95만7971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해당 연령 채무자의 47.1%로 약 2명 중 1명이 대출 한계에 다다른 셈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기준 전체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70%로 2015년 1분기 2.05% 이후 9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강일 민주당 의원은 “경기 위축으로 자영업이 위기에 처한 가운데 노년 자영업자 어려움이 심화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자영업 지원책과 함께 서민금융 지원책 등 금융 안전망 강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8일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보고에서 아직 대출이 연체되지 않은 자영업자에는 연 6000억~7000억 원 규모 부담을 경감하는 은행권 4대 금융지원 방안을 시행하고, 이미 연체된 자영업자는 새출발기금 지원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