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은행대리업' 허용으로 대응
1년 새 국내 은행 점포가 54곳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은행 거래 확대, 은행권 비용 효율화 전략 등에 따른 점포 감소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올해 시범운영하겠다고 발표한 ‘은행 대리업’이 점포 폐쇄로 낮아진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금융권 관심이 쏠린다.
1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국내 일반은행의 점포 수(해외 점포 포함)는 총 3852곳으로, 1년 전(3906곳)보다 54곳 줄었다. 일반은행은 예금, 대출, 지급결제 업무를 고유 업무로 하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외국은행 국내 지점을 의미한다.
은행 점포 수는 2012년 4분기 말 5767곳으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감소했다. 2021년 3분기에는 약 석 달 만에 144곳(-3.23%)이 사라지기도 했다. 이후 2022년 1분기와 2분기에는 점포가 직전분기 대비 각각 110곳, 63곳이 사라졌다.
금융당국이 사전영향평가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은행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을 시행한 2023년 5월 이후에는 직전분기 대비 감소 폭이 대폭 줄었다. 2023년 1분기에는 40곳이 감소했지만, 같은 해 2분기와 3분기에는 각각 점포 9곳, 3곳이 감소했다. 다만, 이후에도 지난해 1분기 25곳, 3분기 26곳이 사라지는 등 폐쇄 추이는 계속되고 있다.
올해도 은행 점포 수 감소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비대면으로 은행 업무를 보는 경우가 늘고 있는 탓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인터넷뱅킹에 등록한 개인 고객은 지난해 3분기 2억2429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은행 점포 수가 가장 많았던 2012년 4분기 말 8138만4000명보다 2.8배가량 늘어났다. 같은 기간 대면이 아닌 인터넷으로 은행 업무를 보는 비중도 대폭 늘었다. 인터넷뱅킹으로 입출금 업무를 이용하는 비중은 34%에서 84%로 확대됐다. 대면 비중이 13%에서 4%로 쪼그라든 것과 상반된다.
주요 은행들이 올해 목표로 건전성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꼽으면서 ‘비용 효율화 전략’을 내세웠다는 점도 한몫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점 비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 창구 대형화를 진행 중”이라며 “인접한 점포를 통폐합해 대형화하는 것으로, 고객의 불편함이 없도록 할 것이고 고령 고객을 위한 시니어 점포 등을 포함해 특화 점포를 지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점포 폐쇄 흐름에 따라 고령층 등 금융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 우체국 등에 ‘은행 대리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은행의 본질적 업무인 예금·대출 등을 은행 이외의 제3자가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 3월에 관련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6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시범운영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