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서 끊어진 해저케이블, 한국과도 연결…떠오르는 '안보 격전지'

입력 2025-01-1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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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서 '고의 절단' 의혹 해저케이블, 거제와 연결
2006년 KT 참여한 글로벌 컨소시엄 건설
안보 위기 속 민관합동보안 협의체 추진…탄핵 정국에 '멈춤'
과기정통부, 해저케이블 정책 연구…"발표는 아직"

▲한국 해저케이블 연결 현황. (출처=텔레지오그래피 해저케이블 지도)

세계 곳곳에서 통신 해저 케이블이 안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역시 이에 자유로울 수 없다. 대만 정부가 자국 해안에서 중국에 의한 절단 의혹을 제기한 해저 케이블이 한국과 연결돼 있다.

1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대만 정부가 해저 케이블을 고의로 절단한 혐의를 받는 중국 화물선에 수사를 위해 한국 정부에 공조를 요청했다. 해당 케이블은 'Trans-Pacific Express Cable System(TPE)' 케이블로, 거제에서 출발해 중국·대만·일본 미국과 연결된다. 총 길이는 약 1만 8000㎞에 달한다.

TPE 케이블은 2006년 KT가 미국 버라이즌·중국 차이나 텔레콤·차이나유니컴·대만 청화텔레콤 등 4개국 사업자와 국제 컨소시움을 결성해서 만들어졌다. 케이블은 2008년 9월 완공됐다. 여기에 2009년 미국의 AT&T와 일본 이통사 NTT가 참여했다.

미국 조사업체 텔레지오그래피(Telegeography)에 따르면 한국과 연결된 해저 케이블은 2026년까지 개통 예정인 케이블까지 모두 포함해 10개다. 원래 11개였지만, 지난해 말 중국과 일본, 유럽 등과 연결된 'SeaMeWe-3' 케이블이 수명을 다해 서비스를 종료했다.

우리나라와 해외를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 모두 중국과 일본, 대만 등과 연결돼 있다. 글로벌 클라우드 익스체인지(Global Cloud Xchange), 호주 통신사 텔스트라 등 온전히 해외 회사 소유인 회선도 3개나 있다.

세계 각지에서 지정학적 긴장 속 해저 케이블 훼손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가운데, 우리도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절과 훼손은 물론 도청 및 복제 등 사이버 공격 위협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 25일 발트해에서는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를 잇는 러시아 유조선이 해저 케이블을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1월에도 발트해에서 독일과 핀란드를 잇는 해저 케이블과 리투아니아와 스웨덴을 잇는 해저 케이블이 절단됐다.

안보 중요성이 커지며 정부에서도 일부 대응에 나섰지만 뚜렷한 진척은 없는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해저 케이블에 대한 물리적·사이버 위협 실태 조사 및 관련 정책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발표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2일 국가안보실 3차장 주재로 해저 케이블과 육지 통신망이 연결되는 중요 육양국을 국가보안시설로 지정하고 민관 합동 보안 협의체 운영도 검토·추진한다고 밝혔으나, 다음날 이뤄진 계엄으로 미궁에 빠졌다.

해저 케이블은 전세계 통신의 99%를 담당하는 만큼 산업적으로도 중요하다. 전세계 바닷속에 있는 해저 케이블은 600개 이상, 총 길이 약 140만㎞에 달한다. 인공지능(AI)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수요가 늘어나며 해저 케이블 관련 시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CRU에 따르면 글로벌 해저 케이블 시장은 2029년 217억 달러(약 31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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