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대기업ㆍ中企 막론하고 단기지급능력 크게 떨어져
지난해 국내 제조업체들이 영업활동보다는 재무활동을 통한 현금 조달에만 치중하며 외부차입에 크게 의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한국은행이 총자산 70억원 이상 제조업체 6060개를 대상으로 분석한 '2008년 제조업 현금흐름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체의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 조달은 53억6000만원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지난 2007년 23억5000만원의 순유입을 기록한 것과 비교했을 때 30억1000만원 늘어난 수치다. 이같은 현금 조달액 증가는 차입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밝혔다.
실제 제조업체 차입금 순유입 규모는 2007년 32억3000만원에서 2008년 67억원으로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 수입은 기업의 당기순이익 감소와 재고증가 등으로 업체당 96억4000만원을 기록, 전년(118억9000만원)보다 22억5000만원(18.9%) 감소했다.
투자활동에 의한 현금 지출의 경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투자 및 유동 자산에 대한 투자는 여전했으나 유동 자산에 대한 처분이 이뤄지면서 소폭 줄었다.
지난해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 지출은 131억8000만원으로 2007년 132억8000만원보다 1억원(0.8%) 감소했다.
기업별로는 대기업의 투자활동 현금 지출은 1040억10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2.6% 줄었으나 영업활동 현금 수입이 전년 1120억5000만원에서 894억1000만원으로 무려 20.2%나 급감했다.
이에 대기업의 영업 및 투자 활동에 의한 현금 부족액은 지난 위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의 143억3000만원 이후 처음으로 146억1000만원이 발생했다.
대기업들은 이같은 현금 부족 영향으로 지난해 외부차입 등 재무활동에 의한 현금 순유입 규모가 전년(40억5000만원)보다 크게 확대된 303억원을 나타냈고 기말 현금보유액도 같은 기간 156억9000만원 늘어난 700억2000만원에 달했다.
중소기업의 지난해 현금 지출은 39억6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영업활동 현금 수입이 10% 이상 줄어든 15억5000만원을 나타내, 현금부족액이 24억1000만원 발생했다.
이에 따라 차입 등 재무활동을 통한 중소기업의 현금 조달액과 기말 현금보유액 역시 모두 증가했다.
한편, 기업의 단기차입금 상환과 이자비용 지불능력을 나타내는 현금흐름보상비율은 51.4%로 전년(85%)에 비해 무려 33.6%포인트 급락했다. 제조 기업들의 단기지급능력이 그만큼 악화됐다는 것.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2007년 대비 55.4%포인트, 8.3%포인트씩 각각 떨어진 73.3%, 22.3%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