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국의 내과·소아과·이비인후과에 방문한 대부분 환자가 통보받는 병명입니다. 찬 바람이 부는 매서운 겨울 날씨가 이어지며 독감(인플루엔자) 환자가 폭증하고 있는데요. 겨울철 독감 환자가 2016년 이래 최대 규모의 유행세라는 얘기도 나오죠.
증상이 심해지면 폐렴을 동반하기까지 하는 ‘A형 독감’. 그 추이와 증상, 전염성 등을 정리해보겠습니다.
6일 의료계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마지막 주(12월 22∼28일)인 52주차 전국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의료기관 300곳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 중 독감 의심환자 수를 나타내는 독감 의사환자(ILI) 분율은 73.9명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전주(1000명당 31.3명) 대비 136% 증가한 수치죠.
최근 4주간의 ILI를 살펴보면, 49주 7.3명에서 50주 13.6명, 51주 31.3명, 52주 73.9명으로 급증했는데요. 특히 13∼18세 청소년층에서 환자 수가 많았습니다.
52주 차 기준으로 13∼18세가 151.3명으로 가장 발생률이 높았고, 7∼12세에 137.3명, 19∼49세 93.6명 순이었는데요. 1~6세는 58.4명, 50~64세는 45.7명, 0세 25.0명, 65세 이상은 20.3명으로 나타났습니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호흡기 질환인데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형, B형, C형으로 구분되며 이 중 인플루엔자바이러스 A형(H1N1, H3N2)과 B형(Victoria)이 주로 독감을 일으킵니다. 이 중 A형 독감이 현재 유행하고 있죠.
감기와 질환이 비슷해 대부분 헷갈리곤 하는데요. 그 ‘강도’가 정말 다릅니다. 감기는 200여 종 이상의 바이러스 호흡기계의 감염으로 발생하고,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이죠. 감기는 재채기나 콧물, 코막힘, 인후통, 기침,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대부분 1~2주 이내에 자연 치유됩니다. 하지만 독감은 갑자기 생기는 두통, 38도 이상의 고열과 오한, 근육통과 피로감, 전신 통증이 발생하는데요.
증상은 경증~중증까지 다양한데 심한 경우 입원 치료가 필요하거나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죠. 특히 만 65세 이상 어르신, 어린이, 임신부, 폐질환·심장질환 환자, 특정 만성질환 환자, 면역저하자 등은 폐렴 등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입원할 위험이 큽니다.
독감을 앓은 환자들은 ‘죽다 살아났다’ 등의 표현으로 그 강도를 표현하는데요. 코로나19보다 더 아팠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실제로 코로나19는 해열제 복용 시 잠시나마 열이 떨어지는 반면, 독감은 해열제가 전혀 듣지 않아 꼭 병원 진료를 받아 백신을 처방받아야 하죠.
독감은 주로 겨울철에 발생하는 계절성 질환인데요. 11월부터 2월 사이에 가장 높은 발병률을 보이죠. 그렇기에 독감이 유행하기 전인 10월 중순부터 11월까지 백신 접종을 받는 것이 좋은데요. 항체가 생기는 기간(2~4주)과 예방 효과가 지속되는 기간(6개월)을 고려해서 되도록 빨리 접종을 받는 것이 좋지만, 요즘은 12월이라도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독감 바이러스는 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에 매년 접종을 받아야 하죠.
독감 백신에는 3가 백신과 4가 백신이 있는데요. 3가 백신은 A형 독감 바이러스 두 종류, B형 한 종류 총 3가지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죠. 4가 독감 백신은 A형 두 종류, B형 두 종류의 예방이 가능합니다.
독감 백신 가격은 3만~5만 원으로 병원마다 다른데요. 백신 접종 시기가 되면 지역 맘카페 등에서 동네에서 가장 저렴한 독감 백신을 맞을 수 있는 병원이 공유되곤 하죠. 단, 생후 6개월 이상부터 13세 어린이(2011년 1월 1일∼2024년 8월 31일 출생자),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1959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은 국가 지원대상으로 무료 접종을 받을 수 있습니다.
독감은 전염성이 강해 가족이나 친구 등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집단 면역을 위해서는 많은 사람이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중요한데요. 거기다 독감에 걸리더라도 백신 접종은 유효합니다. 현재 유행하는 A형 독감에 걸리더라도 B형 독감은 예방할 수 없기에, 다른 형의 독감 예방 차원을 위해 백신 접종을 받는 것을 권장하죠.
물론 예방접종을 한다고 해서 인플루엔자 감염을 100%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백신 효과 또한 유행 바이러스의 일치 정도, 개인 면역 등에 따라 달라지는 점도 고려해야 하죠.
독감 치료제는 투여 경로에 따라 먹는 약, 흡입제, 주사제로 구분하긴 하지만 효과는 거의 동일합니다. 독감 치료제로는 먹는약 타미플루(오셀타미비르)와 주사약 페라미플루(페라미비르)가 많이 사용되는데요. 타미플루는 하루 2번 5일간 복용하고, 페라미플루는 정맥주사 한 번만 맞으면 끝이죠. 그러나 타미플루는 건강보험 적용이 되는 반면, 페라미플루는 비급여입니다.
A형 독감은 기침, 재채기, 대화 중에 나온 비말로 전염이 되는 것이 대표적인데요. 이 외에도 감염된 사람이 만진 물건 등을 만진 후 손을 통해 전염되는 접촉 전염, 밀폐된 공간에서 공기 중 바이러스 입자가 영향을 주는 공기 전파가 있습니다.
독감은 증상이 시작된 후 개인에 따라 증상 호전과 회복에 걸리는 기간은 달라지지만, 약 5~7일 동안 전염성이 있는데요. 독감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완전히 사라지기까지는 3일 이상이 걸리는 데다 발병 후에는 최대 1주일까지 바이러스 전파가 될 수 있어서 증상이 가라앉았더라도 처방받은 약은 끝까지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약물 복용과 5일간의 격리를 하게 되면 전파력은 실질적으로 떨어졌다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증상이 지속하면 사람과의 만남을 자제해야 합니다.
독감에 걸렸다면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하는데요. 실내에 젖은 수건을 걸어두는 등 실내 공기가 건조하지 않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인데요.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비누로 씻고, 유행 시기에 사람이 많은 곳은 되도록 가지 않는 등 예방수칙을 잘 지켜야 하죠.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수면과 물 보충, 비타민의 복용도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