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법률 - 상속] 정우성 논란으로 보는 혼외자와 상속

▲부광득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

법적으로 보자면 자녀라고 말한 것만 가지고는 부족하고, ‘인지’라는 것을 해야 자녀가 된다. 인지는 혼인 외 자녀를 자신의 자녀라고 인정하고 법률상의 친자관계를 발생시키는 절차다.

아버지가 스스로 인지를 하면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아버지가 인지를 해주지 않을 경우 혼외자가 아버지를 상대로 인지해달라고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도 있다.

요즘은 유전자 검사가 워낙 발달했기 때문에 보통의 경우 소송 과정에서 유전자 검사를 해 그 결과에 따라 판결이 난다. 아버지가 인지를 하지 않고 사망한 때도 아버지의 사망을 안 날로부터 2년 내에는 검사를 상대로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혼외자도 인지가 되면 자녀와 똑같이 상속권을 가진다. 정우성의 경우 법적인 배우자가 없고 다른 자녀가 없으니, 이번에 알려진 혼외자가 단독 상속인이 된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혼외자가 있는 경우 상속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무엇보다 법률상 배우자와 그 사이에서 낳은 자녀가 있는데, 혼외자가 있는 경우에는 더 그렇다.

실제로 혼외자에게 상속을 해주지 않을 방법이나 최대한 적게 해 줄 방법이 있는지 필자에게 문의하는 경우도 꽤 있다. 혼외자에게 재산을 주지 않으려고 일부러 이혼을 생각하는 사람까지 있다.

재산 승계를 하는 과정에서 혼외자는 배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상속이 일어난 이후 상속 분쟁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혼외자의 양육은 지원하면서도 상속과 관련해서는 달리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고, 필자가 처리한 사건 중 혼외자와 관련한 상속 분쟁이 적지 않았다.

특히 기업가들의 경우 회사 지분이 혼외자에게 넘어가는 것을 걱정하는 경우도 많았다. 필자가 처리한 사건 중 꽤 이름 있는 기업가가 대부분의 재산은 미리 처분해 법률상 배우자와 그 사이에서 낳은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세금을 일부러 체납하는 등 빚만 잔뜩 혼외자를 포함한 상속인에게 남긴 사건도 있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전체 출생아 수는 23만 명이고, 이 중 혼인 외 출생한 아이가 1만900명 정도라고 한다. 전체 출생아의 4.7%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1년 이래 혼인 외 자녀의 비율이 가장 높은 수준인데,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비혼 출산의 비율이 아주 낮은 편인데, 비혼 출산을 긍정적으로 보는 비율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사람들의 인식 변화와 비혼 출산이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세제혜택 등 비혼 출산을 지원하는 제도적, 입법적 지원도 많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여러 변화를 보면 앞으로 비혼 출산은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그와 함께 상속과 관련한 분쟁이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된다.

대부분은 혼외자에게 재산 승계를 해주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데, 크게 형평성이 깨진 비율로 재산승계를 하게 되면 유류분과 같은 상속 분쟁을 피하기 어렵다.

혼외자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로 했다면 정당한 상속권을 보장하는 것이 당연하고, 미리 분배 계획을 세우는 등 준비를 해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