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은 사모펀드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를 상대로 국제상업회의소(ICC)에 2차로 제기한 중재에서 중재판정부가 풋옵션(매수청구권) 가격을 재산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교보생명에 따르면 이날 ICC 중재판정부는 신 대표가 어피니티의 풋옵션(매수청구권) 주식 공정시장가치(FMV)를 산정할 감정평가기관을 선임해야 한다는 판정을 내렸다. 에는 풋옵션 가격을 재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피니티가 기존에 요구했던 주당 41만 원보다 낮은 수준으로 풋옵션 가격이 정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2012년 1주당 24만5000원에 교보생명 지분 24.01%를 사들인 어피니티는 2018년 주당 41만 원에 풋옵션을 행사하며 안진회계법인을 감정평가기관으로 선임했다.
신 대표가 감정평가기관이 산정한 풋옵션 가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후 어피니티는 2019년 신 회장을 상대로 ICC 중재를 제기했다. 1차 중재에서 중재판정부는 신 회장이 풋옵션을 매수할 의무가 없다고 판정했고, 이에 어피니티는 2차 중재를 신청했다.
2차 중재판정에 따라 신 대표가 선임한 감정평가기관이 풋옵션 가격 산정에 나서게 되면 ‘계약에 따른 제3의 평가기관 선임과 이에 따른 주당 가치 산정 절차 객관성’이 골자가 될 전망이다.
양 측의 주주 간 계약에 따르면 양측은 풋옵션 가격을 사전에 정해놓지 않고 FMV로 한다고 규정하면서 양측이 각각 감정평가기관을 선임해 평가한 FMV의 차이가 10% 이내면 두 가격의 평균을 행사가격으로 인정하고, 차이가 10% 이상이면 어피니티가 제3의 평가기관 3곳을 제시해 그중 하나를 신 대표가 선택하면 해당 평가기관이 제시한 가격이 풋옵션 가격이 되도록 정했다.
교보생명은 제3 평가기관이 산정한 풋옵션 가격이 어피니티의 초기 투자 가격인 24만5000원을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안진회계법인이 산정한 1주당 41만 원의 공정시장가치는 2018년 당시 교보생명의 기업공개(IPO) 공모 예정가였던 18만~21만 원과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2023년 8월 교보생명이 금융지주사 전환 작업으로 우리사주조합과 골드만삭스 등으로부터 자사주를 매입할 당시 주당 가격이 19만8000원으로 산정됐던 것 역시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