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자원 개발 성과 부풀리기, 가족 주식거래 등 의혹
청와대가 21일 개각을 공식화 한 것과 관련 이번주 들어 내각 수장인 한승수 국무총리와 관련한 불미스런 의혹들이 연이어 제기되는 것과 관련 분분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오는 광복절을 전후해 청와대가 단행할 것으로 보이는 개각에 대한 폭과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주들어 내각 수장인 한 총리와 관련한 카자흐스탄 자원개발과 아들 부부의 주식 거래 의혹이 연이어 불거졌고 이명박 대통령은 처음으로 개각에 대한 입장을 공식화하는 발언을 했다.
이로인해 한 총리에 대한 의혹들이 국면 전환을 위한 대폭 개각을 위한 명분쌓기가 아니냐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최근 개각 등을 놓고 이런 저런 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거기에 좌우되지 말고, 물러날 때 물러나더라도 소신껏 일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동관 대변인은 "개각을 염두에 둔 발언은 아니며 평소 공직자의 일하는 자세를 강조하신 것"이라고 확대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개각 문제를 이날 공식 언급을 통해 사실상 공론화시켰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한승수 총리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는 가운데 언급한 것이라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다.
지난 20일 감사원은 정부가 추진해 온 카자흐스탄 자원 개발이 '성과 부풀리기'였다고 밝혔다.
감사원의 석유공사 기관운영감사 결과에 따르면, 공사 신규사업팀은 콜롬비아 2개 광구(CPO2, CPO3) 탐사와 관련 2919만달러를 더 많이 주기로 계약해 수익성 없는 광구사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사업이 한승수 총리가 자원외교의 최대 성과라고 홍보했던 사업이었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해 5월 한 총리의 중앙아시아 순방 직, 잠빌 해상석유광구의 지분 양수도 계약을 한 총리의 자원외교 성과물로 홍보했다.
카자흐스탄이 유가 상승을 이유로 당초 제시 가격보다 수억 달러를 추가로 요구했지만, 한 총리가 카자흐스탄 대통령을 설득해 8500만달러에 계약을 성사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CPO3광구 탐사 계약의 경우 콜롬비아 정부에 15%만 분배해도 낙찰(단독입찰)받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0%p(1440만달러)를 더 많이 주는 조건으로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성공확률 '25%'를 근거로 콜롬비아가 입찰조건으로 제시한 분배 몫(원유생산량의 20% 이상)을 제공할 경우, CPO2광구와 CPO3광구는 각각 기대현금흐름이 -5만2500달러, CPO3광구 -42만달러 이하로 수익성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공사는 신규사업팀은 기술회의에서 '원유탐사 성공확률이 객관적인 근거도 없이 낮게 평가됐다'고 판단하고 원유탐사 성공확률을 '35%'로 변경하도록 유도해 수익성이 있는 사업으로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또 석유공사가 1995년부터 석유수급 위기 시 60일분의 석유를 비축할 목적으로 제3차 정부석유비축계획을 추진 중이나 그동안 비축예산 부족 등으로 비축목표를 당초 1억5400만 배럴에서 5300만 배럴이나 축소된 1억100만 배럴로 하향 조정하고, 비축목표 달성연도도 당초 2005년에서 2010년으로 5년 연기했다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또 2004-2005년에는 유가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비축유를 고가에 팔고 저가에 다시 구매해 차익을 얻을 목적으로 비축유 811만 배럴을 판매(2555억원)했으나 이후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해 올해 3월 현재까지 비축유를 재구매하지 못하고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2009년 3월 현재 정부석유비축량은 8천56만 배럴에 불과한데다 올해는 100만 배럴만 사들일 수 있어 애초 계획한 2010년까지 비축목표량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감사원은 계약 업무 추진이 부적정했고 발견 보너스에 유가 하락폭을 반영하지 않는 등 경제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1년 전 계약 당시 유가는 배럴당 75달러 기준이었지만 올해 초 유가는 43달러로 유가 하락폭을 계약 내용에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국석유공사가 콜롬비아 석유광구 CPO2와 CPO3의 원유탐사 성공확률(발견확률)을 임의로 높여 계약한 것함으로써 약 365억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총리실 측은 "발견보너스는 탐사가 끝난 뒤 매장량에 따라 지급하는 것"이라며 "발표하지 않는 게 관행"이라고 밝히고 있다.
여기에 한 총리 아들부부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주식 거래를 했다는 의혹 마저 불거졌다.
민주당은 20일 한승수 국무총리의 아들 부부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 주식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국내 유력 한 언론사 사장이 OCI(옛 동양제철화학) 주식을 불공정 거래한 의혹을 강하게 받고 있는 가운데 한승수 총리의 아들 부부가 이 회사 주식 20억원 어치를 사들인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더욱이 한 총리의 며느리는 OCI 회장의 조카여서 의혹에 상당한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며 "당시 유학생이던 이들 부부가 어떤 돈으로 20억원 어치의 주식을 살 수 있었는지 의문스럽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한 총리는 인사청문회 당시 아들이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했다고 했는데, 아들의 재산신고를 거부한 이유가 막대한 재산을 숨기기 위한 게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해명자료를 내고 "전혀 아는 바 없다"고 일축했다.
최근 개각을 두고 갖가지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현정부 출범과 동시에 내각 수장을 맡아 온 한 총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