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ㆍ바이오 아우르는 미래 전략 구심점 역할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 최윤정(35)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신설 조직을 추가로 맡아 경영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최 본부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SK그룹 지주회사인 SK㈜에 신설한 ‘성장 지원’ 담당을 겸직하게 됐다. 성장 지원은 SK㈜가 인공지능(AI) 혁신과 함께 미래 성장 사업 발굴을 위해 마련한 조직이다.
SK그룹은 AI를 포함해 통합 에너지 솔루션, 바이오 사업 등을 미래 성장의 핵심 분야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최 본부장은 기존 바이오 사업에서 쌓은 전문성과 경험을 활용해 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SK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성장 과제를 발굴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신속히 창출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최 본부장은 지난해 말 신규 임원으로 승진한 뒤, 방사성의약품(RPT) 관련 후보물질 도입과 방사성 동위원소 공급 계약 등을 주도하며 바이오 사업 분야에서의 역할을 확장해왔다. 8월에는 SK바이오팜 RPT 사업 관련 콘퍼런스콜에서 직접 발표하며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현금 창출력을 기반으로 RPT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안정적인 제조ㆍ생산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 본부장은 경영 행보도 넓히고 있다. 10월 말 SK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와 지난달 초 ‘SK AI 서밋 2024’에 참석했으며, 6월에는 SK그룹의 주요 연례행사인 경영전략회의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경영전략회의는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약 30명이 참석해 미래 성장사업 투자와 질적 성장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지난달 말에는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한국고등교육재단 50주년 기념식에 최 회장과 동생 최인근(29) SK E&S 패스키 매니저와 함께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세 사람이 공식 석상에 나란히 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룹의 인재 육성 철학을 상징하는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의미와 더불어 최 본부장의 경영 수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989년생인 최 본부장은 중국 베이징 국제고를 졸업한 후 미국 시카고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했다. 이후 시카고대 뇌과학연구소 연구원과 베인앤드컴퍼니 컨설턴트를 거쳐 2017년 SK바이오팜 경영전략실 전략팀에 선임 매니저로 입사했다. 2019년에는 휴직 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2021년 복직, 글로벌투자본부 전략투자팀장을 거쳐 1년 만에 본부장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