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대표 집필자 이수민 과장)은 2일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 보고서를 통해 비경제활동인구 내에 청년층(25~34세)의 ‘쉬었음’ 비중이 올해 3분기 29.5%로 30%에 육박한 것으로 분석했다. 작년 4분기 22.7%보다 6.8%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이는 같은 기간 고령층(60세 이상)이 13%대에서 14%대로, 핵심연령층인 35~59세가 19%대에서 20%대로 큰 변화 없는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나타난 쉬었음 증가는 취업 경험이 있는 청년층이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청년층 쉬었음을 취업경험 유무로 나눠 살펴보면 최근 늘어난 쉬었음 증가는 대부분 취업경험이 있는 청년층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않고 쉬는 것이 아니라 취업을 경험한 이후 더 이상 구직을 하지 않고 쉬었음으로 이탈한 사례가 늘어났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청년층의 쉬었음이 증가한 배경을 보면 자발적으로 그만두는 경우가 비자발적인 경우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9월 기준으로 비자발적사유 비중은 6.8%인 반면, 자발적사유 비중은 14%로 두 배 이상 컸다.
연구팀은 “추세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청년층 자발적 쉬었음은 일자리 미스매치 등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청년층 고용의 질은 팬데믹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한 뒤 여전히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등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이는 고용의 질이 팬데믹 이전보다 좋아진 핵심연령층과 상반된 모습”이라고 짚었다.
이어 “청년층은 핵심연령층보다 교육수준이 높고, 일자리를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일자리 선택의 기준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미스매치 현상은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노동시장을 이탈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연구팀은 청년층의 하향취업 현상도 주목했다. 고학력 일자리 증가가 대졸자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불균형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9월 기준 청년층 하향취업률은 21%로 집계됐다. 2010년에 15%대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비자발적 쉬었음 인구는 일자리 미스매치, 기업의 경력직 및 수시 채용 선호 등 구조적 요인 외에 경기적 요인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진단했다.
연구팀은 청년층의 ‘쉬었음’ 상태가 장기화되면 노동시장에서 영구이탈하거나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화 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구팀은 “과거 흐름을 살펴보면 청년층 단기 쉬었음(이직 1년 미만) 증가는 장기 쉬었음(이직 1년 이상 증가)로 이어졌는데, 쉬었음 상태가 장기화할수록 근로를 희망하는 비율이 줄어들고, 그로 인해 실제 취업률도 낮아지기 때문”이라며 “청년층 쉬었음 증가는 향후 노동공급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므로 이들을 다시 노동시장으로 유인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