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조만간 미국에도 협상팀 파견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가능성을 차단하지 않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나토 회원국을 상대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절차 첫 단계인 ‘가입 초청’을 지지해달라고 서한을 보내는가 하면 조만간 미국에 협상팀을 파견한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전날 나토 회원국에 공개서한을 보내 3~4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 외무장관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나토 ‘가입 초청’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시비하 장관은 서한에서 “가입 초청을 확전으로 간주해선 안 된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불가피한 일이라고 인지한다면 이 부당한 전쟁을 지속하는 명분 중 하나를 잃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자신들이 시작한 전쟁을 계속 확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수만 명의 북한군이 투입되고 우크라이나를 (러시아) 신무기 시험장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나토의 우크라이나 가입 초청이야말로 이에 대한 확실한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나토 관계자들에 따르면 나토에서는 우크라이나 가입 초청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입 초청에는 32개 회원국 전체의 동의가 필요하다.
우크라이나 부총리로 나토 가입 업무를 담당하는 올가 스테파니시나는 “서한은 정치적 신호”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두고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지 않냐”며 “나토 가입이 논의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메시지”라고 부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나토 가입이 보장된다면 현재 러시아가 점령중인 자국 영토를 수복하지 않고도 휴전 협상에 나설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쟁 과열을 멈추려면 우리가 통제하고 있는 우리 영토를 나토 보호 아래 두어야 한다”며 “그러고 나면 외교적 방법으로 (점령된) 영토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만간 미국에 협상팀을 파견할 계획이다. 협상팀은 트럼프 당선인이 러‧우 전쟁 종식을 위해 신설한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로 임명된 키스 겔로그 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총장을 포함한 관계자들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나토는 트럼프 당선인의 입에 주목하며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외교관들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러‧우 전쟁에 대해 어떤 정책적 판단을 내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나토 회원국 사이에서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지지하지만, 행동으로는 옮기지 않는’ 태도에서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CNBC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