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물가 309개 품목 중 국내소비 변화 민감하게 반응하는 148개 품목 식별
“내수민감물가, 2015~2019년 저물가시기 평균에 근접…상승모멘텀도 약화”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동향팀은 1일 ‘내수민감물가를 통해 본 향후 물가 흐름’ 보고서(대표 집필, 부유신 조사국 물가동향팀 과장)를 통해 “내수민감물가 상승률은 그간 소비의 더딘 개선에 따른 영향으로 당분간 1%대의 낮은 수준을 나타내겠으나 소비가 점차 회복되면서 시차를 두고 완만히 높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 보고서는 지난달 28일 한은의 수정경제전망에 반영됐다. 연구팀은 내수민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근원물가 309개 품목 중 국내소비갭률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148개 가중치 45%를 내수민감 품목으로 식별했다.
주요 품목군과 품목을 보면 △외식 - 치킨, 삼겹살, 커피 △외식제외 개인서비스 - 운동학원비, 운동강습료 △집세 - 전세 △관리물가 - 공공서비스, 보험서비스료 등으로 분류했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로 떨어지면서 물가가 낮아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올해 10월 기준 내수민감물가지수(계절조정 기준)는 전년말대비 1.41%로 산출됐다. 올해 1월(0.1%)부터 5월(0.84%)까지 0%대였다가 6월(1.04%) 1%대로 진입했다. 저물가 시기였던 2015~2019년에도 월별 평균이 1월(0.15%)부터 6월(0.93%)까지 0%대였다가 7월에 1.11%로 상승했다. 10월 평균은 1.42%였다.
보고서는 내수민감물가가 과거 저물가시기의 평균 수준이지만 향후 내수회복 전망을 고려할 때 상승 모멘텀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은은 11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2%포인트(p)씩 하향 조정한 2.3%, 1.9%로 예상했다. 근원물가의 경우 올해는 2.2%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으나 내년은 0.1%p 낮춘 1.9%로 내다봤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민간소비 전망치를 직전보다 0.2%p씩 낮은 1.2%, 2.0%로 각각 전망했다. 2026년은 1.8%로 기존 전망과 같았다.
연구팀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사례를 제시했다. 당시 금융위기 이후에도 최근과 같이 국내소비와 함께 내수민감물가가 둔화됐는데 이후 소비가 개선되면서 내수민감물가도 목표수준 내외에서 안정됐다는 것이다.
2011년에 국내소비와 내수민감물가 추이를 보면(국내소비, 내수민감 순서) △1분기 4.1%, 2.8% △2분기 3.4%, 3.6% △3분기 3.3%, 3.9% △4분기 2.8%, 4.0%로 각각 집계됐다.
연구팀은 “내수민감물가 상승률이 소비 회복에 따라 시차를 두고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근원품목(관리물가 제외) 내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내수비민감물가의 경우 여전히 목표수준을 상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상이 자제돼 온 공공요금 등 관리물가의 상승압력 등을 고려할 때, 내년중 근원물가 상승률은 2%를 소폭 밑도는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