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성장은 韓에 도움…협력 늘리고 요새 안으로 가야”

입력 2024-11-2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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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트럼프 2기 생존 해법’ 컨퍼런스 개최

지정학적 불확실성 우려 심화
美 싱크탱크 PIIE와 머리 맞대
“협력 아이템 제시하는 동시에
…‘미국 요새’ 안으로 들어가야”

▲아담 포젠(Adam Posen)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장이 26일 서울 FKI타워에서 열린 ‘격랑의 트럼프 2기와 한국의 생존 해법’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동욱 기자 toto@)

국제 경제 전문가들은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직접 투자와 경제 협력을 강화해 ‘미국 요새’(Fortress America)’에 편입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6일 서울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와 공동으로 ‘격랑의 트럼프 2기와 한국의 생존 해법’을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PIIE는 국제 경제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역량과 영향력을 가진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로 꼽힌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자유무역 질서가 흔들리는 최근 글로벌 정세 속에서 긴밀한 한미 경제협력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며 “한미 양국이 처한 현실과 공동의 이익을 직시하고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대안들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직접투자 확대ㆍ경제협력 강화 등 미국 요새 안으로 들어가야

아담 포젠(Adam Posen) PIIE 소장은 ‘트럼프 2기의 거시경제 전망과 한국에 대한 시사점’ 기조연설에 나섰다.

포젠 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이 단순한 위협(Threat)일지, 아니면 실제로 실행(Implement)될지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한 이민정책은 취임 직후 바로 실행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강경한 관세정책에 대해서는 주로 중국과 멕시코를 겨냥한 것이고, 다른 국가에는 협상을 위한 도구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포젠 소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전 세계적으로 관세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도 예외일 수 없는 상황”이라며 “SK나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들이 미국 현지에 수조 원대 투자를 진행하는 점을 들어 트럼프 당선인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포젠 소장은 대한민국 경제에 대해 “기본적으로 미국의 경제 성장은 한국 경제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2.0 시대에는 한국이 대미 직접 투자를 확대하고 경제 협력을 강화하면서 미국 요새 안으로 들어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동시에 미ㆍ중 이외의 시장으로의 다각화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내년 미국 경제 성장률을 2.0%로 전망하며 이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포젠 소장은 미국의 견조한 성장은 인공지능(AI) 등 기술 진보에 따른 미국 노동 생산성 개선에 기인하므로, 내년 하반기에는 물가 상승과 함께 기준금리 재인상 리스크도 존재할 것으로 내다봤다.

포젠 소장은 “연말연초에 금리를 한 차례 더 인하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며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큰 만큼 이에 따른 사업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美 관세정책에 피아 구분 없어…상호 ‘윈-윈’ 산업협력 필요

트럼프 2기 정책 변동 평가를 주제로 열린 세션에서 제프리 쇼트(Jeffrey Schott) PIIE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관세정책은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쇼트 선임연구위원은 자동차ㆍ반도체ㆍ방산ㆍ조선 등 양국의 이해관계가 합치되는 분야에서 한국과 미국이 서로 도움이 되는 산업협력 아이템을 제안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포괄적ㆍ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동남아국가연합(ASEAN) 및 유럽 연합(EU)과의 협력 강화 등을 통해 한국이 ‘규칙기반 통상질서(Rule-Based Trading System)’의 유지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우리가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어 미국의 공급망 대체가 어려운 방산, 조선, 원자력 등에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개별 산업별 맞춤형 공급망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행사는 한경협과 PIIE가 공동으로 주최한 첫 번째 컨퍼런스로 양 기관은 매년 정기적으로 연례 컨퍼런스를 함께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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