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학생총회 1973명 투표…2명 빼고 "남녀공학 반대"

입력 2024-11-20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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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처장단 면담서 결과 전달
학교 "구성원 의견 모두 수렴"

▲20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학생들이 교내 운동장에서 학생총회를 열고 '동덕여대의 공학 전환'과 관련 찬반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한 동덕여대에서 학생 총회가 열렸다. 재학생의 약 30%가 총회에 나섰고, 총학생회는 여기에서 도출한 반대의견을 학교 측에 전달하기로 했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월곡캠퍼스 운동장에서 학생회칙상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학생총회를 소집했다.

총회에는 재학생 6564명의 약 30%에 달하는 재학생 1941명이 참석했다. 총회는 휴학생 등을 제외하고 10분의 1 이상이 참석해야 열 수 있다.

총회는 안건별로 찬성, 반대, 기권 순으로 재학생들이 비표를 들어 거수투표를 하면 총학생회 측에서 수를 집계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동덕여대 공학 전환' 안건을 표결했다. 남녀공학 전환과 관련한 총 1973표 가운데 △찬성 0표 △반대 1971표 △기권 2표가 집계됐다. 사실상 전원이 반대표를 던진 셈이다.

'동덕여대 총장 직선제' 안건은 총투표수 1933표 중 찬성 1932표, 반대 0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최현아 총학생회장은 "오늘 학생총회에서 의결된 안건들을 대학 본부에서 절대 좌시하면 안 될 것"이라며 "동덕여대를 지키기 위한 학생들의 시위를 그저 폭동이라 부르는 이 사회의 차가운 시선에도 '민주 동덕'이 꽃필 수 있도록 학우분들의 요구 실현을 위해 학생이 주인이 되는 학교를 위해 노력하는 총학생회가 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대학 본부가 똑같은 입장을 계속 내비치고 '알겠다' 정도로는 안 된다"며 "(공학 전환을) '안 하겠다' 한 마디면 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재학생 6500명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2000명이 모였다"며 "대학 본부에서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어떤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려고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남녀 공학 전환 반대 시위에 동의하지 않는 학우들의 의견을 어떻게 수렴하고 있는지'라는 질문에는 "대답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의견을 두루 들어보겠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이날 총회와 관련해 "총학생회를 통해 결과를 받게 되면 학생들 의견을 충분히 참조하겠다"면서도 "현재 학생들 사이에서 반대 의견을 표명하기 어려운 상황도 고려해 다양한 구성원의 목소리를 모두 수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동덕여대 홈페이지에는 학장단의 호소문과 교수 240명이 이름을 올린 호소문이 잇따라 올라왔다.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수업 거부 강요를 즉시 철회할 것, 더 이상의 학교 시설 점거와 훼손 행위를 중단할 것, 학내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비화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 등을 호소했다.

총동문회 역시 동문회장 명의로 의견서를 내고 "지금의 문제를 서로 대화와 상대방 의사에 대한 경청으로 풀어나가기를 바라며 하루속히 정상화되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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