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톡!] 명품 리폼은 상표권 침해

비싼 명품 가방을 유행에 맞춰 리폼하여 재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지난 10월 29일, 특허법원은 루이비통 말레띠에(이하 루이비통)가 리폼업자 A를 상대로 낸 상표권 침해금지 소송의 항소심에서, “루이비통의 상표가 표시된 가방의 원단을 사용해 리폼 제품을 제조해선 안된다”며 루이비통에 손해배상금 1500만 원을 지급하라는 1심 판결을 유지하였다.

이 사건의 피고는 가방 소유자로부터 일정한 대가를 받고 ‘리폼 전 제품 형태’의 가방을 건네받아 원단, 금속 부품 등을 원자재로 이용하여 개수, 크기, 용적, 형태, 기능 등이 다른 ‘리폼 후 제품 형태’의 가방과 지갑을 제작하였다. <사진>

피고는 재판에서 리폼 제품이 기존 제품과 동일성 내에 있기 때문에 원고의 상표권은 기존 제품의 소유권이 소비자에게 양도된 이상 소진되어 없어진 것이고 또다시 상표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리폼 제품이 상품의 품질, 성능, 디자인 등을 심하게 변경하여 새로운 상품을 생산한 것이므로 상표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재판부는 리폼 제품에 원고의 상표가 표시되어 있고, 리폼 제품에 ‘리폼했음, 재생품임’ 등의 표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 수요자들이 해당 제품의 출처가 루이비통에서 만든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며 상표권 침해를 인정하였다. 피고는 이번 판결은 소비자 권리를 무시한 것이고, 옷이나 가방을 리폼하고 자동차를 튜닝하는 등의 행위가 모두 불법이 됐다면서 대법원에 상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명품의 리폼은 상표권 침해 이슈가 있으나,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재사용과 재활용, 업사이클링을 통해 제품의 수명을 연장하려는 친환경 업사이클링 관점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업사이클링은 버려질 소재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명품의 품질과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면서도 새로운 창작물을 탄생시킴으로써 소비자들이 자신만의 개성과 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는 패션의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일성을 해할 정도의 가공이나 수선으로서 생산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마련하여 상표권자, 소비자, 제품 수리·가공업자들의 권리 범위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보장함으로써, 제품의 지속가능성과 상표권 사이의 조화로운 균형점이 모색되기를 바라본다. 최정현 특허법인 펜타스 파트너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