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강달러 영향…2년전 레고랜드 사태때 1400원대와는 달라”

입력 2024-11-1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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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두 달만에 2500선을 내주고 환율도 1400원을 재돌파한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49.09(1.94%) 하락한 2482.57에 코스닥은 18.32(2.51%) 하락한 710.52에 장을 마감했다. 환율은 2년만에 종가 기준 1400원을 넘어섰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 1400원을 돌파하면서 2년 전 상황이 소환되고 있다. 전고점을 기록했던 시기인 만큼 환율 상승폭이 그때만큼 확대될지 이목이 쏠린다.

1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전고점은 2022년 10월 25일 장중 고점인 1444.2원(종가 1433.1원)이다. 원·달러 환율 종가가 1400원을 돌파하면서 전고점을 넘어설 지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환율 흐름은 강달러 영향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2022년 하반기 때와는 다르다고 진단하고 있다. 2022년 10월은 레고랜드 사태가 한창 진행 중이었던 때다. 2022년 9월 말에 당시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레고랜드 조성사업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강원중도개발공사에 대해 기업회생신청을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졌던 시기다. 레고랜드 사태로 1300원대 초중반에서 등락했던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 수준까지 오른 것이다. 국가 신용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은 미국 대선이 끝나고 오버슈팅 국면에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구체적인 정책 발표를 하지 않고 있어서 상단을 1420원까지 열어두고 있다”며 “(1400원대에 진입했던) 2022년은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하면서 우리나라 신용 리스크가 겹쳤던 시기다. 그때까지 수준으로 환율이 상승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대선 후 원·달러 환율 흐름은 강달러 영향을 오롯이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선에서 당선된 이후 미국 주식, 달러에 투자 자산이 몰리는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의 연장선이란 분석이다. 12일 오후 4시 45분(한국시간) 기준 미국 ICE선물거래소에서 달러인덱스는 105.72로 106에 육박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화, 엔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외환시장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트럼프 트레이드에 지배된 느낌”이라며 “당장 1400원대 중반으로 간다거나 전고점을 뚫을 것 같지는 않고 불확실성을 반영하면서 횡보하거나 다시 (상승폭을) 되돌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김 수석연구원은 연말까지 환율 상단을 1440원까지 전망했다. 이어 “달러 지수 자체를 따라가다 보니깐 수급 요인은 부수적”이라며 “달러 수요가 꺾여야 하는데 트럼프 정권 경험을 하다보니깐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성과 예상하는 방향이 공존하고 있어서 쉽게 누그러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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