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남유럽 3국, 고강도 개혁으로 비약 이뤄

입력 2024-11-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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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개혁 통해 EU 우등생 등극

▲유럽 주요국 경제성장률 추이. (사진제공=한국경제인협회)

2010년대 극심한 재정위기 ‘유럽의 문제아’라고 불리던 남유럽 국가들이 최근 높은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유럽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12일 한국경제인협회는 최근 경제성장이 두드러지는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등 남유럽 3국의 경제성과를 분석하고 이같이 밝혔다.

2012년 혹독한 재정위기로 국가 디폴트 사태에까지 이르렀던 그리스는 최근 유럽연합(EU) 성장률을 상회하는 경제성장을 보이며 ’OECD 2023 올해의 국가’로 선정됐다. 1980~1990년대 그리스는 ‘국민이 원하는 것은 다 줘라’는 슬로건 하에 무상의료ㆍ교육, 연금 인상, 공무원 증원 등 선심성 정책을 펼쳤다. 이는 국가부채의 급격한 누적으로 이어져 재정위기의 원인이 됐다.

2019년 집권한 미초타키스 정부(신민당 정부)는 EU 권고에 따라 긴축정책을 이행하는 한편, 감세 및 투자환경 개선 등 시장 친화적 정책을 추진했다. 취임 당시 29%였던 법인세를 단계적으로 22%까지 인하했다. 투자ㆍ노동 관련 규제를 정비하며 기업 우호적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했다.

이를 통해 경제성장과 재정 건전성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그리스의 경제성장률은 최근 3년 연속 EU 평균 성장률을 웃돌았다. 또한, 200%가 넘었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지난해 168.8%까지 하락하며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재정위기 극복의 모범사례로 평가받는 스페인 역시 코로나 19로 인한 충격을 제외하면 최근까지 안정적 성장 스페인 GDP 연간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스페인 경제의 성장 원동력으로는 2011년부터 추진해 온 노동ㆍ연금ㆍ재정 등 전방위적인 고강도 구조개혁과 투자 유치 지원정책이 꼽힌다.

스페인은 해고조건 간소화, 단기계약 근로 도입 등 노동개혁을 통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고, 공공투자 축소 및 지방 재정 건전화 등 경제체질 개선을 단행했다. 또, 투자이민제도인 ‘골든비자(Golden Visa)’, 해외투자자 조세 지원, 스타트업 육성 등 해외투자 유치를 위한 정책도 시행했다.

그 결과,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던 스페인의 경상수지는 2012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외국인 직접투자(FDI) 역시, 2021년에는 전년 대비 169% 늘어난 383.1억 불을 기록했다.

포르투갈은 2011년부터 노동, 조세, 공공부문 등 전방위적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 체질개선을 도모했다. 또,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스타트업 육성, 친 이민 정책을 통한 해외투자 유치 등을 병행했다. 스타트업 국가지원 프로그램인 ‘스타트업 포르투갈’, 외국인 투자자에게 영주권을 부여하는 골든비자 제도, 외국 고급인력 세금 혜택 정책 및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2012년 -4.1%였던 경제성장률이 2015년부터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2022년에는 EU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인 6.8%를 기록했다. 특히 스타트업 개수 증가(2016년 2193개 → 2023년 4073개), 다수의 유니콘 기업 배출 등 성과를 이뤘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남유럽 국가들의 성장에는 관광업 회복 등 대외적 요인 외에도 긴축 재정, 적극적 투자유치 등 친시장적 체질 개선 노력이 주효했다”며 “최근 유럽경제가 에너지 가격급등 등으로 심각한 침체국면에 직면한 상황에서 남유럽 3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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