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 킹달러”…다시 치솟는 환율에 달러투자 ‘고개’

입력 2024-11-10 12:38수정 2024-11-10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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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한달간 70원 오르며 1400원대 ‘목전’
달러선물 2배로 좇는 ETF 수익률 11%대
‘안정 수익’ 외화RP·정기예금 꾸준히 인기

▲7일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나타나고 있다.(사진=이투데이DB)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며 7개월 만에 다시 1400원대를 밟은 가운데 달러투자에 대한 관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다시 집권하게 되면서 물가와 금리가 오를 것이란 전망에 달러 가치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서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8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0.2원 내린 1386.4원을 기록했다. 9월 말(1307.8원)과 비교해 80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앞서 6일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건 지난 4월 16일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8일(현지시간) 104.89로 전일 대비 0.50% 올랐다. 9월 말(100.78)과 비교해 비교하면 큰 오름 폭이다. 달러인덱스는 100 이상일 경우 상대적으로 달러 가치가 높다고 평가된다.

달러 가치가 다시 오르면서 달러 선물지수를 기초로 삼아 2배로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SEF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지난달부터 이달(10월 2일~11월 8일)까지 12.6% 수익률을 냈다.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13.1%,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13.28% 올랐다.

레버리지가 아닌 일반 달러 ETF의 성적도 눈에 띈다. ‘KODEX 미국 달러 선물’은 같은 기간 6.62% 상승했다.

달러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증권사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달러RP를 발행하는 대형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키움증권) 4곳의 수시형 달러RP 금리는 4.0~4.25%로 4대 은행 정기예금 금리(3.3~3.5%)보다 높다.

안정성이 장점인 은행의 달러예금 상품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거주자의 달러화예금은 9월 말 기준 858억4000만 달러로 넉달째 증가세다.

달러 강세 현상이 다시 나타난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미국 대선에서 다시 당선된 데다 상·하원까지 공화당이 장악하면서 공약을 이행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공약한 대로 대규모 감세와 관세 인상을 추진할 경우 물가가 오르고 연준의 금리 인하가 지연되면서 장기간 달러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

미국 경제가 견고하다는 호조 지표가 잇따르면서 미국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9월 미국 소매판매가 예상치를 웃돌며 탄탄한 흐름을 보였고 실업보험 청구건수도 감소하는 추세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와 감세를 앞세운 트럼프 당선은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을 자극하며 미 달러 강세 방향으로 작용하는 요인이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은 상승 압력에 노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며 “하지만 트럼프발 불안요인을 금융시장이 상당부분 선반영한 측면이 있고 대선 관련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현재 환율이 형성된 만큼 원·달러 환율은 현 수준인 1400원 전후를 고점으로 연말에는 1350원 전후 등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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