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조합원-시공사 '갑을 관계' 바뀐다

입력 2009-07-1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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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사업장에서 조합원과 시공사의 '갑을 관계'가 뒤바뀌고 있다.

그간 재건축 사업에서 조합원들은 로열층을 독점하고 일반분양 확대를 통해 분담금을 최소화하는 등 잇점을 독점해왔다. 이에 따라 재건축 아파트 가격에는 '조합원 프리미엄'이 포함된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이같은 조합과 시공사간의 갑을 관계는 일반분양 물량 감소와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일반분양 저조에 따라 완전히 바뀌고 있다.

재건축 사업장에서의 갑을 관계가 뒤바뀐 것은 규제가 아닌 재건축 시장의 변화 때문이다. 기존 용적률 80~100%대인 저층 재건축이 사실상 완료되고 기존 용적률이 200%에 육박하는 중층 재건축이 주를 이르면서 일반분양 숫자가 크게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시공사들은 과거와 같이 일반분양 수익을 조합과 나누는 '지분제 사업'은 사라지고 대신 공사비만 받는 '도급제' 사업방식이 대부분 사업장에서 적용되고 있다. 사업이 어떻게 추진되던 공사비만 받는 도급제 방식에서는 사업이 연기되든 단축되든 시공사의 손해는 없게 된다. 오른 공사비만 받아내면 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시공사들의 조합원 옥죄기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조합원 분담금을 가급적 높이고, 조합원들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 무기한 사업을 연기하는 행태가 잇따라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추진되고 있는 재건축이 중층재건축이나 용적률 저하에 따라 일반분양수가 적어진데 기인한다. 일반분양 물량이 적은데다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라 일반분양 자체가 어려워지자 시공사들이 이를 이유로 '만만한' 조합원들을 옥죄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원들이 누리던 '로열층' 배정 숫자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로열층을 조합원들이 독식할 경우 일반분양이 어렵다는 이유로 조합원과 일반분양 당첨자들의 공동 추첨을 택하는 단지들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기 의왕시 내손동에 재건축을 추진하는 D사는 조합원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며 공사를 중단한 상태며, 수원 권선구에서 H사가 시공하는 재건축단지도 분담금 인상 요인을 설명한 후 조합원과 대화도 없이 일방적으로 공사를 중단하기도 했다.

의왕시 내손동 현지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내손동-포일동 일대는 평촌신도시와 인접해있다는 이유로 적지 않은 인기를 안고 있는 곳이지만 이 곳에서도 업체들의 '조합원 옥죄기'는 벌어지고 있다"며 "주택 전문업체들과 달리 대형사들은 비인기 지역 재건축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고 있어 주택질 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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