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공개매수로 지분 11.26% 확보…이제는 ‘의결권 경쟁’

입력 2024-10-28 15:04수정 2024-10-2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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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승기 못 잡은 공개매수
영풍ㆍMBK, 임시주총 소집 청구
…이사 선임ㆍ이사회 재구성 추진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가 22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2라운드가 시작됐다. 영풍ㆍMBK파트너스 연합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모두 과반(의결권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지분을 확보해 주식 매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열릴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통해 최종 승자가 결정될 전망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4~23일 진행한 자기주식취득(자사주) 공개매수 결과 발행 주식의 총 11.26%인 233만1302주를 샀다. 고려아연은 9.85%, 함께 공개매수를 진행한 우군 베인캐피털이 1.41%를 각각 취득했다.

애초 고려아연 측은 주당 89만 원의 공개매수 가격을 제시해 시중에 유통되는 물량 대부분인 최대 20%를 매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영풍 측이 14일 끝낸 공개매수에서 5.34%의 지분을 확보하며 최대 목표치보다 낮은 물량을 사들이는 데 그쳤다.

다만 고려아연이 매입한 자사주는 전량 소각 방침이기 때문에 최 고려아연 회장 측의 우호 지분은 베인캐피털이 확보한 지분을 더해 기존 33.99%에서 35.4%로 높아졌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14일 마감한 공개매수를 통해 총 38.47%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양측의 지분 차이가 약 3%포인트(p)에 불과해, 경영권 경쟁을 위해 주식 장내 매수 등의 방법으로 추가 지분 확보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측의 공개매수를 종료되면서 유통되는 주식 물량이 매우 감소했다. 이는 양측이 이미 7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유통 물량이 매우 적은 ‘품절주’ 상태가 된 것이다. 현재 시장에 남아 있는 잔여 유통 물량은 총 발행 주식의 약 5~6% 수준으로 추정된다.

영풍은 이날 공시를 통해 고려아연 이사회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 14명의 기타비상무이사ㆍ사외이사 선임의 건, 집행임원제도 전면 도입을 위한 정관 개정의 건을 심의한다.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하고 결정을 받아내는 절차에 1∼2개월이 걸리는 만큼 올해 연말 또는 내년 초 개최할 전망이다.

영풍 측 관계자는 “독립적인 업무집행 감독 기능을 상실한 기존 이사회 체제는 수명을 다했다고 판단했다”며 “특정 주주가 아닌 최대주주와 2대 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요 주주들의 의사가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신규 이사를 선임해 이사회를 재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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