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도 업빗썸 ‘쏠림’ 심화…업계 “생각보다 많은 논의 놀라워”[2024 국감]

입력 2024-10-2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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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정무위 국감, 업비트ㆍ빗썸에 이슈 쏠림 현상
국회, 업계 질타 뿐 아니라 진흥ㆍ발전 위한 제언도
업계, “법 시행 1년 차 ‘보호’ 중점 당연…규제 준수”

▲국내 5대 가상자산 원화거래소 CI. (제공=각사)

올해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국내 가상자산 거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업비트와 빗썸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했다.

25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전날인 24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종합감사를 마친 올해 정무위원회(정무위) 국정감사에는 가상자산 관련 일반 증인 및 참고인 채택은 없었으나, 당초 예상보다는 많은 가상자산 관련 지적과 질의가 이어졌다.

◇집중 포화 맞은 ‘빗썸’, 비교적 조용히 지나간 ‘업비트’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은 이번 국감에서 집중포화를 맞았다. 빗썸은 업계 문제점이나 당국의 관리감독에 대한 지적 사항에서도 대표 예시로 등장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대표적으로 17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용자보호를 위한 이상거래 감지 시스템에 대해 지적하며, 7월 빗썸에서 발생한 ‘어베일 사태’를 언급했다. 민 의원이 금융 당국으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7월 19일 법 시행 이후 97건의 이상거래 의심 사례가 감지됐고, 이중 14건이 혐의가 의심돼 조사를 받고 있는데, 대표적인 코인이 어베일이라는 것이다. 민 의원은 어베일이 자금세탁, 차명거래 등 문제와 얽혀있고, 단순 상장빔이 아닌 ‘설거지 코인’이라면서 거래소 책임론, VASP 재심사 반영까지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빗썸 사례를 들며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적격성 심사 필요성에 대해 지적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빗썸은 이정훈 전 의장이 사기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강종현(비덴트) 씨도 횡령, 주가조작으로 구속된 상태”라면서 “지적이 2022년 국감에서도 나왔지만 금융당국은 여전히 이에 대한 제대로 된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를 위한 특금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24일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상자산법 시행 이후 의무가 된 거래소들의 예치금 이용료율 산정과 관련한 가이드라인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빗썸과 업비트, 코빗이 연달아 이용료율을 상향한 사례가 언급됐다.

빗썸의 수수료 무료 정책이 ‘쿠폰 등록’이라는 방식으로 통해 이용자의 실수를 유발하는 꼼수라는 지적도 나왔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빗이 일괄 수수료 무료를 적용한 것과 달리 빗썸은 착오를 일으킬 수 있는 쿠폰 등록 방식을 사용해 수수료 무료임에도 수수료를 일부 수취했다며 “자본력을 동원한 과도한 마케팅으로 영세거래소가 피해보는 일이 없도록 금융당국과 경쟁당국의 모니터링과 시정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빗썸 측은 이번 국감에 대해 “어베일을 비롯한 사례들이 아직 이상거래로 판단된 것은 아니지만, 국회의 지적을 유념할 것”이라면서 “이상거래 모니터링을 더욱 철저히 하고, 당국 가이드라인 및 규제를 준수해 이용자보호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주주 적격성과 관련해서도 “강종현 씨의 경우 비덴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것 뿐, 관계가 명확하지 않고 이정훈 전 의장의 경우도 2심에서 무죄가 선고돼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상황”이라면서 “당장 큰 사법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진 않지만, 그렇기에 더욱 지분 투명화 등을 위해 약속한 IPO를 계획 변경 없이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비트는 빗썸에 비해 상대적으로 언급이 많이 되진 않았지만, 여전히 독점적 지위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최근 IPO가 연기된 케이뱅크의 업비트 의존도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으나, 이는 케이뱅크의 건전성에 방점이 찍힌 만큼, 올해 역시 무난하게 지나갔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지적 일변도’ 아닌 업계 발전에 대한 논의도=다만 국회가 올해 국감에서 단순히 업계의 문제점만을 지적한 것이 아닌, 업계 발전과 진흥을 위한 제언도 함께 나왔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업비트 시장 독점 상황을 지적하면서도, 파생상품과 마진거래 등 없이 현물 거래만 가능한 국내 시장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 때문에) 국내 투자금이 해외로 유출된다”면서 업계 육성을 강조했다.

7월 시행된 법에 규정된 가상자산 정책·제도 자문기구인 ‘가상자산위원회’ 구성에 업계도 포함시켜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당국은 가상자산위원회를 금융위·기재부 등 6명의 정부 측 위원과 9명의 민간 위원으로 구성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할 사람이 최소한 한 명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위원회가) 이용자 보호를 명목으로 규제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병환 위원장이 “산업을 진흥하자는 측과 이용자 보호를 더 중시하는 측을 균형있게 구성하려 한다”고 답하면서 업계 관계자가 위원회에 포함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국감과 관련해 다수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보호법 시행 1년 차에서 열린 국감인 만큼 이용자보호에 방점이 찍혔던 것 같다”면서도 생각보다 많은 질의가 나와 놀랐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법인 계좌 논의를 언급하는 등) 업계 관련 얘기도 간간히 나왔던 만큼, 이용자 보호라는 토대 위에 2단계 입법이나 산업 진흥에 대한 관심이 조금 더 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들이 아예 안 나온 것은 아니라 긍정적”이라면서 “내년에는 이용자보호법이 더 잘 자리 잡아, 업계 발전을 위한 논의가 더 활발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만, 가상자산이 금융에 가져올 변화나 본질에 대한 내용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회가 여전히 기존 금융체제에 익숙한 상황이라, 가상자산이나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발전보다는 ‘거래’에 치중한 이야기뿐이었던 것 같다”면서 “가상자산위원회에 전문적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지닌 전문가들이 꼭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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