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승패 열쇠는 ‘Z세대’…인종 불문 젊은 층 표심 사로잡는 게 관건

입력 2024-10-2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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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인종 불문하고 저소득 청년층 주력
물가 상승 타격 입은 청년층 민주당 외면
히스페닉ㆍ흑인 등 젊은 남성 트럼프 지지율↑

▲젊은층 지지율을 나타낸 그래프. 오른쪽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왼쪽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회색=남성, 파란색=여성 지지율.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청년 표’ 확보가 승패의 열쇠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투표를 결정하지 못한 젊은 층의 표심을 확보하는 것이 선거 결과의 가르마를 탈 것이라는 의미다.

2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청년층 쟁탈전이 이번 미국 대선의 최대 승부처라고 전망했다. 통상 Z세대를 포함한 젊은 층은 민주당 지지층으로 여겨져 왔지만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가 젊은 남성을 주력으로 표심을 확보하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주에 거주하는 한 19세 남성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내 주변 생활을 나아지게 만들 수 있는 사람에게 투표할 것”이라며 “매일 자가용을 이용해 출퇴근하므로 휘발유 가격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투표할 후보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닛케이는 이런 사소한 생활 문제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새로운 미국 대통령을 결정하는 구도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10월 7~10일 뉴욕타임스(NYT)가 실시한 펜실베이니아 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사람이 14% 정도다. NYT는 이 중 절반 정도를 청년층으로 보고 있다. 정치에 관한 관심은 높지 않고, 투표 참석 여부 등 변동 폭이 크기 때문이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는 격전지의 5% 유권자를 ‘표적 설득 층’으로 규정해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인종을 불문하고 저소득 청년층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트럼프는 젊은 남성을 대상으로 한 팟캐스트에 자주 출연하는 전략을 세웠다. 반면 해리스는 격전지의 최대 10% 유권자를 표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동층’으로 분석해 TV 심야 프로그램과 팟캐스트, 라디오 방송으로 노출을 늘렸다.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의 18~29세 득표율은 60%에 달했다. 트럼프는 36% 정도였다. 당시에는 젊은 층이 민주당의 승리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구도가 바뀌었다. 남녀 간 성향 차이 등이 나타나면서 모든 젊은 층이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단정 지을 수 없게 됐다.

NYT 조사에 따르면 젊은 층 남성의 트럼프 지지율은 55%로 해리스(38%)를 17%포인트(p)나 앞섰다. 반면 여성 62%가 해리스를 지지해 트럼프(31%)의 두 배에 달한다. 고령화 리스크로 바이든이 선거에서 사퇴한 후 해리스가 젊은 층의 지지를 끌어올린 것은 사실이지만 젊은 남성만 놓고 보면 바이든과 해리스 사이에 변화가 없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대통령 선거에 나서는 유권자는 약 830만 명에 달한다. 18~27세 유권자 45%가량은 백인이 아니다. 민주당 지지의 기반이 되어온 흑인과 히스패닉계는 이제 트럼프 지지세로 돌아섰다. 바이든 정부 집권 동안 물가 상승으로 소득이 적은 젊은 층의 타격이 컸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현 상황에 대한 불만이 민주당 정권에 대한 반감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젊은 남성들에게 보수적 성향이 퍼지고 있는 것도 트럼프에게는 호재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사회에 남성 차별이 있다’고 생각하는 18~29세 남성은 지난해 45%를 기록했다. 2019년 32%와 비교해 매우 증가했다. 50세 이상 연령층에서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닛케이는 이런 계층이 남성의 힘을 강조하는 트럼프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자유주의에 대한 반감이 젊은 층까지 확산하면서 대선 판세를 가늠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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