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KIC, 러시아 증시 투자했다 4100억 손실 [2024 국감]

입력 2024-10-21 15:20수정 2024-10-21 15:53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세르비아 벨그라드에서 12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그려진 벽화 앞을 지나고 있다. 벨그라드/AP뉴시스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가 러시아 증시에 투자한 자산 평가액이 2년여 만에 4000억 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연금과 KIC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두 기관이 러시아 증시에 투자한 자산 평가액은 최근 2년 새 총 4141억 원 급감했다.

KIC의 러시아 증시 주식·채권 투자규모는 2021년말 3100억 원에서 작년 말 520억 원으로 83.2% 급감했다. 국민연금의 투자규모는 같은 기간 2021년말 5893억 원에서 2023년말 4332억 원으로 26%가 줄었다.

2023년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러시아 증시에서 △스베르방크 은행(930억 원) △에너지 기업인 루크오일(800억 원) △가스프롬(400억 원) △타트네프트(200억 원) △로스네프트(140억 원) △플랫폼 기업인 얀덱스(140억 원) 등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KIC는 투자 종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의원실 측은 “KIC는 공사의 투자종목별 공개가 국제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종목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안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자료를 통해 “서방제재 및 러시아 당국의 조치로 자금 입출입이 금지되어 외국인은 매도하거나 자금을 본국으로 회수할 수 없는 상태”라며 “제재 해제 시 회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2021년 하반기부터 전운으로 하락하던 러시아 증시에서 2월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포지션을 청산할 시간은 충분했다”면서 “국민연금과 국부펀드 총 운용규모에 비해서 작을지 모르나 5000억 원에 가까운 나랏돈이 묶여서 생기는 기회비용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의원은 “제재가 해제되는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운용사와 협의해 선제적으로 수립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이 ‘해외 국부펀드와 비교할 때 KIC 투자 수익률이 크게 낮다’는 질의에 박일영 KIC 사장은 수익률 지적에 대해 “겸허하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도 ‘KIC의 3년 연 환산 수익률은 1.4%로 다른 나라 국부펀드와 비교할 때 최하위’라고 지적했고, 이에 박 사장은 “최근 수익률 부진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간접운용사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한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