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크롤 창업자가 트럼프家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합류 이유는?

입력 2024-10-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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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 펭 스크롤 공동 창업자 국내 언론 첫 인터뷰
트럼프 디파이 ‘WLFI’ 고문…“업계 기회라고 생각”
“가치 인터넷 확산해, 금융 소외 계층 솔루션 제공”
“한국엔 대체 투자 제공…개발자 커뮤니티도 관심”

▲샌디 펭 스크롤 공동 창업자. (제공=스크롤)

“WLFI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 맞다. 트럼프 전 대통령 가문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그의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업계로 새로운 사용자들이 유입할 수 있고 이는 업계에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수락했다. 대선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할 순 없지만 미국의 양당 후보가 선거에서 가상자산을 언급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샌디 펭 스크롤(Scroll) 공동창업자는 최근 본지와 화상으로 진행한 국내 언론 첫 인터뷰에서 트럼프 가문의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프로젝트 ‘WLFI(World Liberty Financial)’의 고문 역할을 수락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자신이 WLFI 고문으로 영입된 이유를 디파이에 대한 지식과 함께, 보안, 가상자산 정책과 규제 정책 등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샌디 창업자는 UN, 홍콩 금융 당국, 가상자산 투자자를 거쳐 3년 전 스크롤을 창업해 다양한 분야에서 스크롤 사업에 녹여내고 있다. 그는 11살 때 영국으로 유학을 가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법대에 진학했고 졸업 후에는 유엔난민기구(UNHCR)에서 일했다.

이후 홍콩의 금융 규제 기관에서 정책 관련 업무를 맡던 도중 비트코인을 접하면서 블록체인에 매료돼 이후에는 전문 투자자로서도 활동했다. 코로나 시기 이더리움 포럼에서 지금의 동료들을 만나 약 3년 스크롤을 런칭했다.

그는 “블록체인이 중앙화되고 엘리트화된 현재 금융시스템을 리셋할 기회라고 보고 있다”면서 “블록체인이 효율적이기 때문에 제3세계나 개발도상국에서도 금융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미션은 가치를 가진 인터넷 레이어를 만들어 금융 인프라를 가지지 못한 소외 계층이나 국가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샌디 창업자가 이끄는 스크롤은 이더리움 레이어2(L2) 영지식증명롤업(zk롤업) 프로젝트로 현재 이더리움 zk롤업 중 TVL(총예치자산), 사용자 등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전체 이더리움 L2에서도 6위 규모다. 지난달 22일 기준 누적 지갑수는 562만 명, TVL은 12.5억 달러(약 1조6,556억 원)에 달한다.

샌디 창업자에 따르면 스크롤은 zk를 활용해 이더리움의 확장성을 해결하려고 한다. 그는 “스크롤은 영지식증명을 한 노드에서만 생성하고 이 결과를 다른 노드에 제공해 나머지는 증명이 있는지 없는지만 확인하면 되도록 활용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하드웨어 비용도 줄어들어 확장성이 크게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스크롤은 개발자 중심의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웹3.0 개발자들의 ‘영어’ 같은 솔리디티를 기반으로 해 접근성을 높였다. 또한 이더리움가상머신(EVM)에 100% 호환되도록 개발해 이미 이더리움에 자리잡고 있었던 유니스왑, 컴파운드, 아베, 라이도 같은 디파이·디앱들이 바로 온보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이러한 방식의 단점은 개발 기간이 길다는 것인데 반대로 메인넷 런칭 이후 이더리움 생태계 큰 프로젝트들이 바로 온보딩했다는 것은 스크롤이 이더리움 만큼의 탈중앙성, 보안성 등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했다.

금융 소외 지역 공략을 비전으로 한 만큼 ‘파이널리티(거래 완결성)’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다른 이더리움 L2 경쟁자들은 거래가 완결되는 데 수 시간에서 수일이 걸리지만, 스크롤은 현재 3분 이내로 거래가 완결된다는 것이 샌디 창업자의 설명이다. 연내에는 1초 미만으로 그 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샌디 창업자는 “체인에서 거래를 완료하는 데 1초가 걸리지 않는다는 것은 국제 결제망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면서 “현재 결제 시스템에서 거대한 중개인 조직이나 시스템을 없애,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스크롤은 한국에서 결제 서비스 대체보다는 대체투자와 개발자 수급에 조금 더 방점을 두고 커뮤니티를 구축할 방침이다. 샌디 창업자는 “한국에서 디파이가 작은 이유는 웹2.0에서 모바일 결제나 핀테크 시스템이 너무 잘 돼 있기 때문”이라면서 “대신 디파이는 한국 이용자에게 블록체인을 통해 해외 투자자산에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한국의 수준 높은 개발자 커뮤니티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그는 “KBW 때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개발자 수준이 높았다”면서 “웹3.0 개발자뿐만 아니라 웹2.0 기업들도 스크롤을 통해 웹3.0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 한국에서의 목표”라고 전했다.

국내외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기대하고 있는 토큰공개(TGE)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탈중앙화에 토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커뮤니티가 참여하기 때문”이라면서도 “TGE에 대한 당장의 코멘트 어렵다. 만약에 한다고 하면 최대한 많은 이들이 커뮤니티에 참여하도록 배분에 신경을 쓸 예정”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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