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도 생산 앞둔 ‘EREV’, 국내 시장에서 볼 수 있을까 [모빌리티]

입력 2024-10-0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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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2026년부터 EREV 양산 계획 밝혀
EREV,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 모델
가격, 과하게 긴 주행거리 등 국내와 안 맞아
현대차도 북미·중국 겨냥해 생산·판매 예정

▲<YONHAP PHOTO-3309> 발표하는 장재훈 사장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2024.8.28 [공동취재] mjkang@yna.co.kr/2024-08-28 15:55:00/<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새로운 파워트레인으로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 생산 계획을 밝히며 EREV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 EREV라는 용어조차 친숙하지 않은 이 차는 어떤 점이 다르며 국내 시장에 출시될 가능성이 있을까.

가장 쉽게 설명하면 EREV는 엔진이 차량의 주행(구동)에 개입하지 않고 배터리 충전용으로만 쓰이는 차를 말한다. 배터리와 엔진을 모두 갖췄다는 점에서 하이브리드차(HEV)의 한 분류인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로 분류할 수 있으며 실제로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EREV 모델이 PHEV 모델로 분류돼 PHEV 보조금을 받기도 했다.

▲순수전기차(BEV, 왼쪽)와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 가운데), 하이브리드(HEV, 오른쪽)의 구조.BEV와 EREV는 고출력 모터로 구동되는 반면 하이브리드 모델은 엔진을 중심으로 구동되며 저출력 모터가 출력을 더하는 구조다. (사진제공=닛산 홈페이지 갈무리)

EREV와 PHEV의 큰 차이점은 앞서 말한 엔진의 구동 개입 여부다. EREV의 엔진이 배터리 충전에만 활용되는 반면 PHEV에서는 엔진이 구동의 핵심 역할을 맡고 전기 모터가 출력을 보조한다. 즉 EREV가 보다 전기차에 가까운 형태라면 PHEV는 내연기관에 가까운 형태다.

EREV가 최근 주목받는 이유는 전기차가 여전히 짧은 주행거리, 충전 불편 등으로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이뤄지자 HEV 계열의 차량이 인기를 끌며 EREV에 대한 관심도 커진 것이다. 특히 EREV의 경우 전기차처럼 별도의 충전을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전기차 사용의 불편을 해소할 수도 있다.

▲리오토 EREV 모델 'L7'. (사진제공=리오토 홈페이지 갈무리)

EREV는 편리한 사용성과 긴 주행거리를 무기로 중국, 미국을 중심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리오토, 니오 등 중국 완성차 업체의 EREV 판매량이 인상적이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NEDC 기준 1315km를 주행할 수 있는 ‘L7’ 등 여러 모델이 좋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EREV가 60만 대 이상 판매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EREV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이미 EREV 모델이 판매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모델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쉐보레 볼트(VOLT) 2세대다. 볼트 2세대는 당시 전기차가 약 100~300km를 주행할 수 있을 때 총 676km에 달하는 압도적인 주행거리를 자랑했다. 전기차가 현재 수준의 충분한 주행거리를 확보하지 못한 만큼 EREV에 대한 시장 수요도 일부 있었다. 그러나 2022년 PHEV 구매보조금이 사라지며 국내 EREV 시장은 사실상 없어진 상황이다.

국내에 EREV 수요가 없는 만큼 현대차 역시 국내 시장보다는 북미, 중국을 겨냥해 EREV를 생산할 계획이다. 국내 교통 여건상 과도하게 긴 주행거리가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별도의 구매보조금도, 수요도 없어 국내에서 EREV 모델의 출시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미 현대차그룹은 쏘나타, K5, 니로 등 초장거리 운행이 가능한 PHEV 모델의 내수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2026년 말 북미와 중국에서 EREV 차량의 양산을 시작해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적용 모델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D급(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차종에 우선 적용할 방침이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높은 가격, 국내 여건에 비해 과하게 긴 주행거리 등으로 국내 시장에서 EREV 차량을 판매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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