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임 총리 이시바 안보관 논란…“핵 공유 검토해야”

입력 2024-09-3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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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권 정의 부적합…평화 헌법 9조 위헌도
이시바 총재, 해당 발언에 대해 신중 태도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27일 도쿄에서 투표 결과 제28대 총재로 선출된 후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도쿄/AP뉴시스

일본 여당 자민당 신임 총리로 당선된 이시바 시게루 총재의 안보 관련 발언이 논란이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시바 총재(전 간사장)는 27일 미국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에 '일본 외교정책의 장래'라는 기고문에 "중국 등을 억제하기 위해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 조약기구)를 창설하고 미국의 핵무기를 공동 운용하는 핵 공유나 핵 반입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발언은 이시바 총재가 반복적으로 주장했던 지론이다. 자민당 총재로 선출되기 전에 기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바 총재는 기고문에서 미ㆍ일 안전보장 조약에 대해 "비대칭 쌍무 조약을 고칠 기회가 무르익었다"면서 개정 필요성을 역설했다.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의 법적 특권을 인정한 미·일 지위협정 개정과 미국 내 자위대 훈련기지 설치도 제안했다.

이시바의 발언으로 미ㆍ일 신뢰가 깨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가 제기한 동맹 재검토는 중국의 군비 증강이라는 어려운 동아시아 안보 환경을 근거로 한 발언으로 보인다. 다만 실현 가능성이 작은 것을 반복해서 주장할 경우 미국의 신뢰를 잃을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이시바 총재가 정권 출범 초기부터 스스로 난제를 떠안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시바 총재의 아시아판 나토 구상이 현실적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시아판 나토는 자위권 정의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교전권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일본 평화 헌법 9조와도 어긋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인 '비핵 3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의 집단 자위권은 타국에 대한 무력 공격이 발생해 일본 존립이 위협받고 국민 생명 등에 위험이 있는 상태일 때만 발휘될 수 있지만, 나토는 동맹국 일방에 대한 무력 공격을 전체 동맹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필요하면 무력 사용을 포함한 원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다만 이시바 총재도 해당 발언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총재 선출 뒤 한 첫 기자회견에서는 아시아판 나토 구상에 대해 "외무성 및 방위성과 잘 확인하면서 구체화하겠다"며 "언제까지 한다고 지금 말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상황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이시바 총재는 중의원(하원) 조기 해산에 따른 총선거와 관련해 "10월 27일에 투·개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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