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심화하면서 주가도 다시 꿈틀대고 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이 경영권 인수에 확실한 의지를 표하며 공개매수가를 기존 대비 14% 올린 영향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전 거래일 대비 9000원(1.2%) 오른 71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고려아연 주가는 개장 직후 74만7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MBK가 이날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66만 원에서 75만 원으로 14%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정정신고서를 제출한 영향이다. 이는 경영권 분쟁이 공론화되기 직전인 12일 종가(55만6000원)와 비교해 약 35% 비싼 가격이다.
당초 MBK는 고려아연 주식 최대 302만4881주(지분 14.61%)를 주당 66만 원에 공개매수하기로 했다. MBK는 공식적으로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지만 경영권 분쟁이 심해지면서 입장을 선회했다. 공개매수 가격을 높이면서 영풍과 MBK 측이 경영권 확보를 위해 쓸 자금은 약 최대 2조4400억 원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려아연의 주가는 MBK가 공개매수 계획을 밝힌 13일부터 급등하고 있다. 13일 고려아연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9.78% 치솟은 66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이후 종가 기준 19일 70만7000원, 23일 73만5000원까지 오른 뒤 70만 원대에서 횡보 중이었다.
당분간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도 언급된다. 고려아연 측의 최윤범 회장 체제 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응책을 내놓을 수 있어서다. 고려아연 측도 대항 공개매수 계획으로 맞불을 놓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특히 영풍과 MBK 측이 제시한 75만 원보다는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해야 경쟁력이 있는 만큼, 고려아연의 주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 고려아연도 긴급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전날 4000억 원 규모 기업어음(CP)을 발행한다고 공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