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원ㆍ달러 환율은 미국의 경기회복 지연 우려와 부진한 2분기 기업실적 전망 속에 불안한 모습을 연출한 뉴욕 금융시장 영향으로 나흘째 오름세를 탈 전망이다.
무엇보다 뉴욕증시가 기업실적 부진 우려감과 2차 경기부양 논란 부담감 등으로 인해 약세를 보이면서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주요 증시가 동반 하락세를 연출, 위험자산 선호가 뚜렷하게 퇴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이 10거래일 만에 매도세로 전환했고 기관도 매도세를 이어가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고 있다는 점도 환율 상승을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그러나 원ㆍ달러 환율이 금주 들어 뚜렷한 모멘텀 없는 상황 속에서 시장참가자들사이에 투자 불확실성만 높아진 영향으로 저점을 꾸준히 높여왔지만 이 과정에서 달러화가 꾸준히 유입, 상승 폭을 제한했던 만큼 이러한 움직임을 되풀이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실제 원ㆍ달러 환율은 최근 뉴욕증시 조정 및 글로벌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장중 내내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장 후반 네고 물량과 역외 매수 폭 감소 등으로 오름 폭이 제한되는 모습을 여러차례 보였다.
이에 전문가들은 박스권 상단으로 여기는 1280원선을 전후로 역내외 참가자들의 레벨 부담이 수급 충돌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미 경기회복 우려가 지연될 가능성이 점차 고조되는 상황에서 특정 방향으로의 포지션 설정을 미룬 채 단기 대응에 주력하려는 모습이 최근 서울환시의 특징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뉴욕증시는 전날(8일 현지시간) 전날의 하락세를 떨쳐버리지 못하고 혼조세로 마감했다.
알코아를 시작으로 2분기 어닝시즌에 본격 돌입하는 데 따른 부담감으로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매매를 자제하는 모습이었고 불투명한 경기 회복 전망으로 인한 불안감도 지속됐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 선물환 역시 뉴욕 금융시장내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채 127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가 -0.35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시 이날 NDF 종가는 전날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 1276.10원보다 2.75원 오른 수준이다.
글로벌 달러화는 이탈리아 라퀼라에서 이날 개막한 G8 정상회담에서의 기축통화로서 달러화의 지위에 대하여 논의되지 않았다는 소식과 위험회피 성향 강화 지속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유로화에 상승세를 보였다.
시중은행권의 한 외환 딜러는 "국내 외환시장을 둘러싼 주변 환경이 투자에 불확실한 방향으로 돌아가면서 원달러 화율 흐름에 대한 장중 수급의 영향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 딜러는 "박스권 하단을 꾸준히 높여온 환율이 한편으로는 레벨 부담감으로 추가적인 반등에 애를 먹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이같은 레인지 장세가 지속될 공산이 높다"고 관측했다.
그러나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 딜러는 "최근 서울환시가 주식시장의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을 연출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우리경제에 대한 최근 낙관적인 대내외 인식을 반영, 환율 오름 폭이 제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금주 들어 꾸준히 오름세를 탔던 환율이 주말을 앞두고 매수 포지션 유지에 부담을 느낀 역내외 참가자들의 매물이 쏟아진다면 예상 밖 하락 흐름을 연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