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조직 개편을 보는 시각…"매각작업 사전 포석(?)"

입력 2009-07-0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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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매각 가속화 작업의 일환이라는 지적 나와

외환은행이 8일 조직 개편을 단행한 것과 관련해 그간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산업은행, KB금융지주, 외국계 사모투자펀드(PEF)와 같은 잠재적 인수 후보들을 대상으로 상품 가치를 올리기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선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외환은행은 이날 기업본부 산하 사업본부간 재편과 전략분석팀 신설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이번 조직 개편이 외견상으로는 조직간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 부문을 전략적으로 재배치하는 작업의 일환이었다는 점에서 대체로 동의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번 외환은행의 조직 개편이 향후 잠재적 인수 대상 후보군들을 대상으로 상품가치를 끌어 올리기 위한 '사전 몸풀기'라는 인식을 지울 수 없는 이유는 개편의 주된 목적이 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성격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부임 전부터 M&A 전문가로 잘 알려진 래리 클레인 행장의 취임 이후 첫 조직 개편이라는 점 때문이다.

일례로 산업은행은 최근 정부의 반대로 외환은행 인수에 차질이 생긴 모습이지만 이미 민유성 행장을 비롯해 산은 고위 관계자들까지도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등장한 외환은행에 대한 관심을 공공연하게 밝힌 바 있다.

특히,오는 9월 정책금융공사와 리테일 부문의 분리 개편을 앞둔 산은이 취약한 수신 기반을 받쳐줄 리테일 영업 부문이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영업 경쟁력 강화 차원의 이번 외환은행 조직 개편 소식은 비록 인수 가능성이 낮아진 산은이더라도 여전히 인수 후보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는 산은을 더욱 자극할 만한 소식이었다는 해석도 이 때문이다.

경기가 점차 회복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본격적인 자산 가격 상승 이전에 M&A를 통한 글로벌 메가뱅크로 발돋움하려는 KB금융지주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해외 영업 네트워크를 탄탄히 구축한 외환은행이 최근 영업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KB금융지주도 매력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은행권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KB금융지주는 오는 10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약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금융권 참가자들사이에 이 또한 외환은행 인수에 뛰어들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중은행권 한 관계자는 "래리 클래인 행장이 부임하면서부터 외환은행 매각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금융계 안팎에서는 예상했으나 첫 조직 개편을 통해 이같은 인식은 더욱 확고해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은행장 직속 부서로 사내 TF팀을 구성한 상황에서 들려온 외환은행의 이번 조직 개편인 만큼, 대주주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움직임이 내부적으로 더욱 활발해지지 않겠냐"고 귀뜸했다.

래리 클래인 행장은 캐피털원파이낸셜 대표와 CVC캐피털파트너스 고문으로 역임하는 등 이력에서 알 수 있듯이 국내외 금융시장 전문가들사이에 M&A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외환은행의 조직 개편이 최근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해외 PEF의 외환은행 인수 타전 소식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해외 PEF가 현재 국내 금융당국의 불허로 인수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라 론스타가 외환은행 조직 개편을 카드를 통해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해외 PEF를 대상으로 '발맞추기'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오는 양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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