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미의 예술과 도시] 17. 한국·세계미술 교류의 場 키아프·프리즈서울

입력 2024-09-11 18:46수정 2024-09-1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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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아트 대표이사·백남준포럼 대표

아트페어 넘어 세계무대로 도약
독창성 유지·친환경 강화 숙제로


세번째 합동행사…글로벌 입지다져
전통·현대미술 조화로 관객층 넓혀
환경요소 고려…지속가능성 높여야

국제적 명성을 강화해가는 키아프(KIAF)·프리즈(Frieze) 서울이 9월 5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 나흘간 행사의 막을 내렸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한 이번 행사는, 세계적 미술 이슈로 자리 잡으며 글로벌 컬렉터, 갤러리, 예술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한국 현대미술과 국제적인 작가들이 함께 주목받으며, 프리즈 서울은 특히 현대미술계에서 더욱 입지를 확고히 했다.

프리즈에서는 주요 국제 갤러리뿐만 아니라 한국 로컬 갤러리도 강력한 존재감을 보였다. 리만 머핀(Lehmann Maupin) 같은 글로벌 갤러리뿐 아니라, 우손 갤러리(Wooson Gallery), 학고재(Hakgojae Gallery) 등 한국의 전통적 갤러리도 큰 주목을 받았다.

이번 행사에서도 여느때처럼 여러 현대 미술 작품들이 큰 사랑을 받으며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특히, 래리 피트먼(Lari Pittman)은 현대 미술 예술가로, 주로 조각과 설치 미술을 통해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로 리만머핀 갤러리 부스에서 선보여졌다. 이 외에도 김윤신, 이불, 성능경, 서도호 같은 한국 및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며 큰 화제가 됐다.

프리즈와 키아프가 동시에 개최되면서, 현대미술과 전통미술, 그리고 한국과 세계 미술의 교류가 더욱 활발해졌다. 키아프에서는 한국 전통 미술과 현대 미술이 조화롭게 전시되었으며, 프리즈는 더 국제적인 현대 미술에 초점을 맞췄다.

2024 키아프·프리즈 서울은 단순한 아트 페어를 넘어서 한국 미술 시장을 국제 무대에 더 강하게 알리는 플랫폼으로 작용했고 앞으로도 그 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키아프가 프리즈와 함께 하는 이유는 그들의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전략적 파트너십 때문이다. 키아프는 자신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활용하여 프리즈의 사업에 기여하고, 프리즈는 이를 통해 키아프의 솔루션을 보다 넓은 시장에 제공할 수 있는 셈이다. 이러한 협력은 양측이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며, 각각의 강점을 극대화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두 아트페어의 협력은 국제적인 예술 네트워크의 확장을 의미한다. 키아프와 프리즈는 각각 한국과 글로벌 예술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들의 협력은 국제적인 예술 커뮤니티 간의 연결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또한 공동 아트페어는 양측의 관객층을 결합하여 더 넓은 시장을 대상으로 할 수 있게 한다. 이는 예술 작품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새로운 구매자와 컬렉터를 유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키아프·프리즈 서울에서는 현대 미술뿐만 아니라 전통 예술, 미디어 아트, 설치 미술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전시가 기획되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서로 다른 지역과 문화에서 활동하는 갤러리와 아티스트가 만나는 장을 제공함으로써, 서로 다른 예술적 관점과 스타일의 교류가 촉진되기도 한다. 이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아티스트와 작품을 소개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예술 교육과 관련된 프로그램, 워크숍, 세미나를 통해 관객과 아티스트 간의 소통을 강화하고, 예술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온오프라인 장들이 개설되어 예술 시장의 트렌드나 작가의 작업 과정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좋은 접근들을 시도하여 호평을 받았다

▲국제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Kiaf SEOUL) 2024' 개막식이 열린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키아프 전시장에 작품들이 전시되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뉴시스
상호보완 행사로 시장 더 커져

그러나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키아프와 프리즈처럼 공동으로 개최하는 아트페어에는 몇 가지 잠재적인 단점도 있다. 무엇보다 두 아트페어가 각각 고유의 정체성과 강점이, 공동 아트페어로 인해 각자의 정체성을 혼합하여 오히려 각 아트페어의 독창성을 희석시키는 점이다. 관객이나 참가자가 각 아트페어의 개별적 특성을 인식하기 어렵고, 갈수록 둘 중 하나의 페어가 다른 하나에 종속되는 듯한 느낌을 지우기가 어렵다. 더불어 두 아트페어가 각각 다른 관객층을 가지고 있을 경우, 공동 아트페어에서는 관객층이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각 아트페어가 독립적으로 개최됐을 때보다 방문객 수가 줄어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사실 공동 개최로 인해 비용과 리스크가 분담되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나 비용 초과가 발생할 경우 양측이 이를 공동으로 부담해야 할 수 있다. 이는 경영적 부담을 증가시킨다.

친환경 아트페어 늘어나야

그 외에도 아트페어는 대규모 전시와 관련된 여러 요소가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트페어의 설치와 운영 과정에서 상당한 양의 전력이 소모된다. 조명, 전시 장비, 난방 및 냉방 등이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고, 전시 설치와 철수 과정에서 대량의 포장재, 홍보 자료, 일회용품 등이 발생한다. 이들 쓰레기는 종종 재활용되지 않고 매립지로 향한다.

그리고 아트페어에 참여하는 갤러리, 아티스트, 관람객들이 대규모로 이동함에 따라 탄소 배출을 증가시키는 데 일조하는 셈이다. 이는 교통 수단의 이용과 물류 운송 등에서 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규모 전시를 위해 필요한 자원, 예를 들어 전시 공간의 임대, 장비, 설치 자재 등이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부 아트페어는 환경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운영되고 있지만, 이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아트페어에서도 에너지 효율이 높은 조명과 장비를 사용하고, 재생 가능 에너지를 도입하는 것이 시급하다. 전시 설치와 철수 과정에서 재활용 가능한 자재를 사용하고, 일회용품을 최소화하는 노력도 사전에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디지털 전시와 가상 아트페어를 통해 물리적 이동을 줄이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감소시킬 수 있는 부분도 같이 고민해야 할것으로 보인다. 설치와 전시 디자인에서 지속 가능한 자재와 접근을 채택하여 환경적 영향을 줄이는 노력도 중요하다.

더불어 아트페어 주최 측이 참가자와 관람객들에게 환경 친화적인 관행과 지속 가능성의 중요성을 알리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함께 만들어가는 친환경 아트페어가 늘어나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아트페어가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내년에도 더 멋진 아트페어로 다시 또 방문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이상아트 대표이사·백남준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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