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로 땅 꺼짐, 장마·공사 등 복합 요인"…서울시, 주변 지하매설물 전수조사[종합]

입력 2024-09-0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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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로에서 발생한 땅 꺼짐 사고로 빠져버린 승용차가 크레인으로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로에서 발생한 땅 꺼짐 사고와 관련해 일대 지하매설물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간다. 30년 이상 된 상·하수 관로 정비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4일 서울시는 시청 브리핑룸에서 이런 내용의 '지반침하 사전 예방을 위한 개선안'을 발표했다.

우선, 성산로 지반침하 원인은 지형적 특성과 기상 영향, 지하매설물, 주변 공사장 등의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밝혔다. 토질 지반 전문가 현장조사와 3차례의 합동 점검 회의 결과다.

서울시에 따르면 성산로는 궁동공원과 경의선 철도 사이 경사지 중간에 위치해 지하수의 흐름이 강한 특성이 있고 매립 층으로 이뤄져 지반이 상대적으로 불안정하다. 여기에 7~8월 집중호우와 폭염으로 지하수위가 급격히 변하면서 지하 토사가 유실되고 상하수도, 가스, 통신 등의 지하매설물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주변에서 진행 주인 사천 빗물펌프장 공사로 지하수 유출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요인으로 지하에 공동이 발생했고 도로 하부의 토사가 일시에 유실돼 포장 면이 파괴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다만 사천 빗물펌프장 공사로 인한 직접적인 원인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시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연희동 사고 지역 일대를 특별 점검 대상으로 지정하고 지하매설물에 대한 전수조사를 이달 중 완료할 계획이다. 사천 빗물펌프장에 대한 특별점검도 추진한다. 공사장 인근 성산로 일대를 대상으로 GPR 탐사를 월 1회 실시하고 현장 공사 관계자가 주 2회 공사장 일대를 육안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공사장 주변에 진동계, 지하수위계를 추가 설치하고 지반시추조사를 통해 지반 안전 관리도 강화한다.

지반침하의 주요 원인이 되는 노후 상·하수 관로 정비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전체 상수관로 1만3350km 중 2040년까지 30년 이상 된 3074km를 정비할 계획이다. 올해와 내년은 각각 62.5km, 64.6km를 정비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반침하 사고 대부분이 상·하수 관로에서 발생했는데 많은 경우 노후된 상·하수 관로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지반침하 사고 우려가 큰 굴착 공사장(굴착 깊이 10m 이상 또는 터널 공사) 주변 안전관리도 강화한다. 기존에는 굴착 공사장에 대해 최초 1회 GPR 탐사 후 필요하면 추가 탐사를 했는데 앞으로는 준공 1년 이내 공사장까지 대상을 넓혀 월 1회 GPR 탐사를 시행한다.

지반침하 위험을 사전 발굴하고 조치하기 위해 GPR 장비의 성능 검증 기준을 강화하고 GPR 탐사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지반침하 예방기술도 도입한다.

현재 지하 2m까지 80~90% 이상의 정확도로 지하 공동을 찾아낼 수 있는 GPR 장비의 정확도를 높이고 GPR 장비로는 찾기 어려운 지하 2m 이상의 지반침하 이상 징후를 찾을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지반침하 우려도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수치화하는 '지반침하 안전지도'도 올해 말까지 개발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지반의 변동을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확인할 수 있는 '지반침하 관측망' 설치에 대한 타당성 검토도 진행하고 있다.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기존 지반침하 예방대책을 재검토하고 보완해 마련한 이번 개선안을 빈틈없이 추진해 시민이 안심할 수 있는 도로환경을 조성하겠다"며 "돌 이용 중 발견한 불편 사항이나 이상 징후를 신고하면 신속히 확인하고 즉각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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