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한 푼도 안 쓰고 11.5년 모아야 서울 아파트 산다

입력 2024-09-0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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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부동산에 따르면 올 2분기(4~6월) 기준 서울에서 연간 가구 소득이 7812만원인 가구가 9억 원의 아파트를 사기 위해서는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1.5년을 모아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서울 주택가격이 급등하며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이 더욱 멀어지고 있다. 집값 상승 속도에 비해 월급은 더디게 오르는 탓에 소득을 모아 집을 사는 기간이 보다 길어질 전망이다.

3일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서울의 소득 대비 집값 비율(PIR)은 11.5를 기록했다. PIR은 주택 가격의 중간값을 가구 연소득 중간값으로 나눈 수치다. 예컨대 PIR이 10이라면 주택가격은 연 소득의 10배라는 의미다.

가구 연소득은 분기 기준 해당 지역 내 KB국민은행 아파트 부동산담보대출 대출자의 연소득 중윗값을 말한다. 주택 가격은 분기 기준 해당 지역 내 담보권 실행 시 조사된 담보 평가 가격의 중윗값이다.

올 2분기 중위가구 소득은 7812만 원, 담보 평가 가격 중윗값은 9억 원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연간 가구 소득이 7812만 원인 가구가 9억 원의 아파트를 사기 위해서는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꼬박 11년 6개월 동안 모아야 하는 셈이다.

부동산 급등기로 꼽히는 2022년 1분기(14.4)와 2022년 2분기(14.8)보다는 낮다. 당시 중위소득은 5588만 원, 5910만 원이었다.

경기와 인천에서는 월급을 모아 아파트를 마련할 때 소요되는 시간이 비교적 짧았다. 경기 PIR은 8.9, 인천은 8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만큼 소득과 집값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넷째 주(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6% 올랐다. 23주 연속 오름세다.

고하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그동안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속되던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난달 들어 전국으로 확대됐다"며 "부동산시장 소비자심리 지수 또한 상승 추세임을 고려하면 하반기 더 큰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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