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전·FDA 승인…‘성과 바탕’ 제약·바이오주 훈풍

입력 2024-09-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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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성과에 하반기 제약‧바이오주 상승장
유한양행 FDA 허가, 삼바 ‘황제주’ 복귀
알테오젠, 코스닥 시가총액 1위 등극 등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굵직한 성과에 제약·바이오주 투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스닥 시총 1위에 오르는가 하면 황제주(주당 100만 원이 넘는 주식)에 복귀하는 등 주식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번 상승세는 기술이전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등 뚜렷한 성과가 바탕이어서 의미 있다는 평가다.

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제약‧바이오주가 잇단 호재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반기 시작부터 글로벌 빅파마와 연이어 기술이전 계약하며 좋은 흐름을 만들었고, FDA 승인과 상반기 실적 발표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금리 인하 기대감과 미국 의회가 중국 바이오기업과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 입법을 추진 중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8월 한 달간 시장을 달군 건 유한양행이다. 지난달 2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와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을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승인하면서다.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항암제가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수출해 FDA 승인과 상용화까지 이어진 첫 사례다.

시장의 기대감에 주가도 상승했다. 종가 기준 8월 1일 9만2000원에서 8월 30일 14만1000원으로 53% 증가했다. 특히 2018년 양사의 기술이전 계약에 따라 유한양행은 얀센으로부터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과 판매 로열티의 60%를 받으며 최소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올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거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7일 오전 주가가 장중 100만5000원으로 2021년 8월 이후 3년 만에 100만 원을 돌파하며 ‘황제주’에 복귀했다. 이날 52주(1년) 최고가를 경신했고, 작년 말 종가 76만 원과 비교해 약 30% 상승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반기 매출 2조1038억 원으로 창립 이후 처음 상반기 매출 2조 원을 넘겼다. 특히 올해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과 총 7건의 신규 및 증액 계약을 체결하며 반년 만에 누적 수주 금액 2조5000억 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도 전체 수주 금액의 70%에 달하는 수치다.

에스티팜은 지난달 2건의 수주 계약을 따냈다. 벨기에 기업 퀀툼 바이오사이언스와 '5-capping reagent'(파이브 프라임 캡핑 시약)인 '스마트캡'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이어 글로벌 TOP10 제약사와 860억 원 규모의 원료의약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신약은 중국에서 원료를 공급받았지만, 생물보안법의 영향으로 에스티팜이 대체 원료공급사로 선정됐다. 이 같은 영향으로 1년 신고가(12만800원)를 갈아치웠다.

알테오젠은 지난달 27일 31만50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시가총액 16조7418억 원으로 코스닥 시총 1위에 올랐다. 알테오젠 시총은 연초 4조7749억 원에 불과했지만, 머크와 정맥주사를 피하주사로 바꾸는 ‘인간 히알루로다니제 원천 기술(ALT-B4)’을 이전한 계약을 발표하며 제약‧바이오주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연초 대비 시총과 주가는 3배 이상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8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외에도 GC녹십자, SK바이오팜, 리가켐바이오 등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도 1년 신고가를 경신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승세가 이전과 비교해 대형 기업, 그중에서도 성과가 있는 곳 중심으로 올랐단 점에 주목했다.

한 바이오기업 관계자는 “과거에는 같은 제약‧바이오라도 항암제, 의료기기, 줄기세포 치료제 등 분야별로 순환하면서 같이 상승했지만, 시장이 경직된 이후에는 단순 기대감이 아닌 성과 위주의 기업이 주목 받았다”며 “이는 투자자들이 바이오기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방증이고, 시장은 여전히 옥석을 가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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