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기대"…서울 빌라 중윗값 22개월 만에 올랐다

입력 2024-09-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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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주택가에 빌라가 밀집해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부동산 시장 악화와 전세 사기 등의 영향으로 지지부진했던 서울의 빌라 매매 중위가격이 약 2년 만에 상승했다. 정부와 서울시의 비아파트 활성화 정책 수혜를 기대한 움직임 때문으로 풀이된다.

2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연립 매매 중위가격은 2억7500만 원으로 전월보다 500만 원 상승했다. 2022년 11월 이후 22개월 만이다. 연립 매매 중위가격은 2022년 11월 2억7000만 원을 기록한 뒤 변동이 없었다. 연립 평균 매매가격은 올해 1월 3억2851만 원에서 꾸준히 상승하며 8월 3억3441만 원으로 올랐다.

오름폭이 크지 않지만 장기간 계속된 정체를 벗어나 회복세에 접어드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빌라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와 서울시가 적극적인 비아파트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 게 흐름 전환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경매시장에서 물건이 소화되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빌라값이 바닥이란 시각이 많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비아파트 활성화 정책에 따른 재개발 기대감을 품은 수요가 빌라 매매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재개발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제3차 장기주거종합계획'. '8·8 주택대책' 등을 통해 재개발·재건축을 규제가 아닌 지원 대상으로 전환하고 추진 절차도 개선해 사업성과 속도를 높이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오래된 빌라촌 정비를 위한 뉴빌리지 사업에도 본격 착수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하순 뉴빌리지 공모사업 공모 가이드라인을 확정했고 3일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뉴빌리지는 전면 재개발이 어려운 단독주택과 빌라를 새로운 빌라나 타운하우스 등으로 다시 지을 때 정부가 주차장, 운동시설과 같은 편의시설 설치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 선도사업 30곳을 선정할 계획이고 선정되면 국비 최대 150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서울시도 지난달 재개발·재건축 사업성을 개선하기 위해 용적률 산정 시 보정계수를 적용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2030 서울특별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재정비안을 마련했다.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저층 주택의 신축, 리모델링 등을 지원하거나 소규모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휴먼타운', '모아타운' 사업도 하고 있다.

다만 빌라 매매가격의 본격적인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아직 이른 것으로 관측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금은 개발 기대감과 공급 축소 우려, 다소 완화된 빌라 공포 등이 맞물리면서 이전보다 약간 오른 수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며 "오름폭이 커지려면 아파트에 쏠린 수요가 유입돼야 하는 데 그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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