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 허들 못 넘은 SOC 예산…건설업계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

입력 2024-08-2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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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내년 사회기반시설(SOC) 사업 예산은 전년 대비 1조2000억 원(5.8%) 줄어든 19조6000억 원으로 책정됐다. (자료제공=새만금개발청)
국토교통부의 내년도 사회간접자본(SOC) 책정 예산이 20조 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완공 사업은 늘고 신규 사업은 급감한 영향으로 편성된 예산이 하향 조정됐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내년도 SOC 사업 예산은 전년 대비 1조2000억 원(5.8%) 줄어든 19조6000억 원으로 편성됐다.

기존 사업 완공 관련 예산이 올해 1조194억 원에서 7971억 원으로, 신규 사업 착공 규모는 1조2770억 원에서 2084억 원으로 각각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도로(7조9779억 원)가 전년대비 9.8%(7791억 원), 철도(8조997억 원)가 13.6%(1조981억 원) 줄었다. 내년 준공 예정인 도로 사업은 포항-영동고속도로(2043억 원), 춘천-화천국도(846억 원)을 포함해 총 33개(6622억 원)다. 철도 사업의 경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일부 노선(365억 원)과 도암-영천 철도(94억 원) 등 4개(577억 원)로 집계됐다.

반대로 내년 착공하는 사업은 미미한 수준이다. 도로 사업은 16억 원의 예산이 책정된 국가지원지방도건설(울주상북덕현-운문터널 등 8건)을 비롯해 총 15개만 신규로 반영됐다. 배정 예산은 51억 원이다. 철도 신규사업은 2건(312억 원) 뿐이다. 대장-홍대 광역철도(292억 원)이 예산 대부분을 차지한다.

건설업계에서는 SOC 사업 예산이 20조 원 아래로 떨어질 경우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한건설협회는 지난 4월 국토부에 내년도 SOC 예산을 28조 원 이상 편성해야 한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지방에 활력을 불어넣고 인구 증대를 위해 좋은 일자리와 주거 환경을 제공하려면 지역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며 "1970∼1980년대 집중 공급된 국내 기반시설을 적기에 개선하지 않으면 향후 사회적 비용 증가와 더 큰 재정 부담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5년 단위 계획에 따라 추진되는 SOC 사업 특성상 불가피한 예산 축소가 있었다는 견해다.

문성요 국토부 기획조정실장은 “고속도로나 국도 등 교통망 계획은 2021년부터 2025년 사이클로 돌아가고, 10년 단위로 돌아가는 철도망 계획도 5년마다 수정이 진행돼 내년도 투입되는 재정 비율이 줄었다”며 “내년 기존 사업 다수가 완공되면 신규 사업이 착공되는 2026년부터는 예산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토부 SOC 예산은 최근 5년 동안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왔다. △2018년 14조1000억 원 △2019년 14조7000억 원 △2020년 18조2000억 원 △2021년 20조7000억 원 △2022년 22조1000억 원 △2023년 19조9000억 원을 기록했다. 매년 다른 정부의 예산 편성 기조로 SOC 투자가 축소됨에 따라 부진에 시달리는 건설 경기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경착륙 우려가 상존하는 건설경기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일정수준 이상의 SOC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며 "무엇보다 SOC투자를 미래 사회 대비를 위한 투자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매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SOC 분야 불용액을 해소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기획재정부 열린재정 자료에 따르면 2010~2021년 SOC 분야 불용액은 총 14조4000억 원이다. 중앙정부가 세출예산에 편성된 금액 중 연평균 1조2000억 원을 다 못 쓰는 셈이다.

엄근용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 SOC 투자의 경제적 비효율성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계획ㆍ집행 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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